[리뷰]Zero-Loss Tech라는 믿기지 않는 연금술
Allnic ZL-3000 Power Cable

김편 2016-01-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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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접한 올닉(Allnic) 제품이 꽤 된다. 스테레오파일 추천기기 목록에도 들어간 300B 싱글 구동의 T-1500을 비롯해, EL34를 푸쉬풀 구동한 T-1800, 신형 KT150관을 역시 푸쉬풀 구동한 T-2000 등. 모두 하이엔드급으로 손색이 없는 인티앰프들이다. 여기에 직열3극관 방식의 프리앰프 L-5000DHT에 물려 들어봤던 대형 KR-T1610 관(모노블럭 파워앰프 A-10000 DHT)의 위용도 대단했다. 이밖에 정전압까지 진공관이 맡은 D-5000DHT과 그 주니어 모델이라 할 D-3000은 DAC에 있어서 아날로그 회로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줬다. 또한 헤드폰 앰프 HPA-3000이 젠하이저 HD800의 성능을 남김없이 뽑아내준 기억도 새롭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올닉이 탐닉해오는 바람에 필자 역시 정신없이 빠져든 세계가 있으니 바로 오디오 케이블이다. 지난해 여름 올닉이 처음 선보인 스피커 케이블 ZL-3000, ZL-5000이 바로 그것이다. 케이블 출시 때만 해도 필자를 포함해 ‘올닉이 케이블을 만든다고?' 라던지 ‘앰프 만드는 회사가 무슨 케이블을....?’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회사 이미지와 맞지 않는 품목일 뿐만 아니라 '오디오적 미신'이 가장 팽배해 있는 케이블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니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던 것이다. 필자 역시 올닉 박강수 대표의 천재성은 인정하는 바이지만, 이렇게 진공관 앰프 제작사가 케이블까지 건드리는 것은 일종의 ‘금도’를 침범한 것 같아 걱정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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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필자는 결국 스피커 케이블 ZL-3000을 개인 오디오 시스템에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미사여구 다 때려치우고 음의 순도가 급상승했기 때문에 도저히 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지난해 리뷰와 구매 당시 꼼꼼히 파악했고 지금도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믿는 올닉 스피커 케이블의 특징은 이랬다(파워케이블 리뷰에 왜 이리 스피커 케이블 이야기를 자세히 언급하는지 그 이유는 곧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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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케이블 선재의 순도와 차폐 기술은 기본이다. 올닉의 스피커 케이블은 신호나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근본적 요인 즉 접점 부분부터 집중적으로 손을 봤다. 애써 높인 선재의 순도와 차폐능력을 접점 부분에서 깎아먹지 않겠다는 것(Linkage Resistance)이다. 그래서 올닉 스피커 케이블은 기존의 단자 체결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납땜 방식은 구리보다 저항치가 18배나 높아 오디오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으며, 압착방식은 선재의 산화와 체결면적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렇게 불완전한 부분을 매꿔줄 해답으로서 올닉에서는 용접방식을 택해 선재와 단자를 하나의 도체로 만들었다. 하나의 도체이기 때문에 연결 저항값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2. 선재와 단자 접점 부분의 손실을 최소화한 올닉은 이어 단자와 스피커 바인딩 포스트 체결 구조(Contact Resistance)에도 작은 혁명을 이뤄냈다. 기존의 말굽단자들을 살펴보면 아무리 세게 체결을 해도 일정시간이 지나면 느슨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진동에너지 및 케이블 무게에서 오는 중력 때문이다. 올닉은 이 현상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단자를 ‘ㄷ’ 자 형태로 만들어 자체적으로 탄성을 만들어내 강력한 체결력을 얻어냈다. 그 결과 조이면 조일수록 체결력은 체감상 배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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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케이블은 스피커케이블과 뭐가 달라야 하나? "

이제 이번 리뷰의 본론이다. 올닉이 스피커 케이블에 이어 파워케이블까지 내놓았다. 이름은 ZL-3000. 필자가 쓰고 있는 스피커 케이블과 모델 이름이 똑같다. 올닉에서는 ‘손실을 없앤다’는 뜻의 이 ‘ZL 테크놀로지’(Zero-Loss technology) 기술은  인터케이블을 포함해 앞으로 내놓을 모든 케이블 모델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파워케이블? 따지고 보면 파워케이블만큼 ‘불신’과 ‘미신’이 횡행하는 분야도 없다. 한전에서 수천 km를 달려와 가정용 220V로 변환된 이 전기가 ‘고작’ 1~2m짜리 파워케이블을 통과하면서 영향을 받아야 과연 얼마나 받겠느냐가 파워케이블 효능에 대한 ‘불신’의 가장 큰 이유다. 그래서 일부 하이엔드 파워케이블 무용론자들은 “일정치의 선재 굵기만 확보되면 고가의 파워케이블은 필요없다”고까지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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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상황이 그렇게 쉽거나 단순하지가 않다. 잘 만든 하이엔드 파워케이블을 투입한 이후 들리는 ‘소리’의 변화는 무용론자들의 상식적이고도 그렇듯한 논리를 너무나 손쉽게 뒤엎어버리기 때문이다. 필자를 비롯해 ZL-3000 시제품을 집단 청음한 오디오 애호가들의 평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 “잔향감의 압도적인 증가와 막힘없는 다이나믹스의 상승”이다. 말 그대로 1.8m짜리 파워케이블 하나 바꿔 얻은 ‘이득’으로는 대박인 셈이다.

사실 필자는 이 파워케이블 ZL-3000을 하이파이클럽 청음실에서 본격 리뷰하기에 앞서 시제품 단계 때부터 올닉 본사에서 여러 차례 들었다. 그때 느꼈던 것은 앞서 스피커 케이블에 도입된 올닉만의 설계철학과 기술력이 이 파워케이블에도 그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스피커 케이블에서 돋보였던 무릎을 탁 칠 만한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기발한 창의력과 도전의식이 이번 파워케이블에도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동시에 크게 확장, 변주됐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파워케이블은 잘 알려진 대로 스피커 케이블과는 태생적으로 완전히 다른 세계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필자가 파악하는 파워케이블만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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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케이블에는 대전류가 흐른다 = 다 아시겠지만 각 가정에는 220V의 전압을 가진 교류전기가 들어온다. 그런데 220V는 1주기 동안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고간 교류 전기의 실효값이기 때문에, 220V 교류전기의 최대전압은 311V에 달한다(220 * √2). 
*참고로 110V 교류 전기의 최대전압은 155V(110 * √2)이다. 

그러면 이 최대 311V의 전기가 오고가는 파워케이블에는 과연 최대 얼마 만큼의 전류(I)가 흐를까? 이는 파워케이블에 물린 앰프나 소스기가 사용하는 최대 소비전력(P)에 비례한다. 왜냐하면 ‘P = V * I’이고 이를 변형하면 ‘I = P / V’이기 때문이다. 즉 소비전력이 큰 오디오기기에 물릴수록 파워케이블에는 대전류가 흐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대 소비전력이 1000W인 앰프(요즈음 잘 만들어진 파워앰프들의 경우 소비전력이 1000W를 가볍게 넘는 경우가 많다)에 물린 파워케이블에는 최대 3.2A의 전류가 흐른다. (예를 들어 그리폰의 메피스트 모노앰프(출력 200W/8옴)의 경우 소비전력이 채널당 3000W씩이므로 각 채널당 최대 9.6A, 볼더의 스테레오 파워앰프인 3060(1000W/8옴)의 경우 최대소비전력이 6000W이므로 최대 19.2A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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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보통 인터케이블에 흐르는 전류가 몇 십mA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대전류’다. 국내 일반 가정용 최대 허용전류(모든 전기제품 합산)는 30A인데, 스피커케이블의 경우 앰프 출력이 30W이고 스피커 임피던스가 8옴일 경우 1.94A, 50W일 경우 2.50A, 100W일 경우 3.54A라는 역시 대전류가 흐른다.  

파워케이블의 임피던스는 측정불가일 정도로 낮다 = 스피커케이블의 임피던스는 통상 8옴, 6옴, 4옴이다. 인터케이블은 아무리 낮아도 몇십 옴에 달한다. 이에 비해 파워케이블은 몇만분의 1에 달할 정도로 임피던스가 극단적으로 낮다. 이는 한전에서 공급하는 전기 자체의 임피던스가 낮기 때문이다. 만약 이 임피던스가 조금이라도 높게 되면 그만큼 손실이 많다는 것이기 때문에 한전 입장에서 전기를 멀리, 각 가정으로 충분히 보내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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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파워케이블은 대전류가 흐르는데다 교류저항이라 할 임피던스까지 극단적으로 낮기 때문에 케이블 내 직류저항(DC저항)은 더욱 낮아야 한다는 얘기다. 파워케이블의 저항(접촉저항, 연결저항, 도체저항)을 스피커케이블보다 더 많이 끌어내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파워케이블의 저항(Resistance)을 좌우하는 요소 = 바로 단자의 접촉저항(Contact Resistance), 단자와 선재의 연결저항(Linkage Resistance), 그리고 도체 자체의 저항(Wire Resistance)이다. 올닉의 파워케이블 ZL-3000은 스피커케이블 ZL-3000, ZL-5000과 마찬가지로 바로 이 3개 저항(방해요인)을 해결하려고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

특허출원 단자를 통해 접촉저항을 줄였고, 단자와 선재를 초고온용접으로 한 개체로 만듦으로써 연결저항을 줄였으며, 도체 자체도 충분히 굵은 고순도동을 써서 자체 저항을 줄인 것이다. 이 3개 저항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스피커케이블과는 달리 케이블 양끝에 AC플러그(수컷)와 IEC단자(암컷)가 달린 파워케이블에 맞게 특화,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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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L-3000에 담긴 기발한 발상 몇가지 "

필자가 파악한 올닉 파워케이블 ZL-3000만의 특징은 이렇다. 다른 파워케이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발한 발상이 여럿 담겼다. 

우선 AC플러그(수컷)에는 6분할 베릴륨 동 플러그+고탄성 고무, IEC단자(암컷)에는 상자형 단자 설계를 도입, 접촉저항을 최소화했다. 올닉의 AC플러그는 일반 플러그와 달리 플러그의 끝단이 6등분돼 있다. 기존 무분할 플러그가 콘센트나 멀티탭의 ‘암컷’ 단자의 탄력에만 의지하는 반면, 6분할 플러그는 ‘수컷’도 탄력적으로 일을 한다는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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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여섯개로 쪼개진 플러그 내부에는 고탄성 고무가 들어 있어 이 분할된 플러그를 외부로 밀어내준다. 한마디로 내부 탄력과 6개로 분할된 플러그를 통해 플러그의 많은 면이 콘센트 부분과 더 많이 접촉하게 된다는 원리다. 이 6분할 플러그는 또한 고탄성 베릴륨 동을 열처리해 제작(로듐 도금 및 극저온 처리), 단자의 반발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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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C단자에도 기발한 발상이 담겼다. 기존 파워케이블의 IEC단자를 분해해보면, 보통 IEC단자는 3개의 구멍이 있고 그 안에 오디오기기 인렛단과 맞물리는 클립이 1개씩 들어가있다. 그리고 이 클립에 HOT(Live), COLD(Neutral), 접지선(Ground)이 각각 연결된다. 한마디로 기존 파워케이블 IEC단자의 핵심은 오디오기기와 클립형으로 결합된다는 것. 따라서 인렛단의 금속봉과 파워케이블의 IEC 단자 내 클립이 물려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금속봉의 좌우 2면만, 그것도 끝부분 일부에만 전기가 흐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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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ZL-3000의 IEC단자가 기존 케이블과 외형적으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바로 일반 클립식과 달리 단자가 상자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제작사에 따르면 단자 자체가 금속소재 중 가장 탄성이 좋은 티탄동을 사용, 일반적인 황동이나 기타 물질보다 단자 체결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때문에 이 상자형 단자는 좌우뿐만 아니라 상하 방향으로도 인렛의 금속봉을 단단히 고정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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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자(AC플러그, IEC단자)와 선재(고순도의 무산소동)를 1000도 이상의 초고온 열용접 방식으로 융합, 하나의 개체로 만든 것도 스피커케이블과 비슷하다. 올닉에서는 이를 두고 “케이블과 단자를 한 몸으로 만들어 전기 흐름에 대한 그 어떤 저항과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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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 또한 제작사에 따르면 수 많은 테스트를 거쳐 도체저항을 최소화할 만큼 굵은 선재를 사용했다. 고순도의 동케이블에 니켈 등을 섞은 도금을 해 선재 자체의 저항 역시 줄였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안전문제 등을 이유로 파워케이블의 최소 굵기를 법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올닉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파워케이블 ZL-3000의 선재는 4.0 스퀘어보다 더 굵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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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음 "

ZL-3000은 하이파이클럽 청음실에서 진행됐다. 프리앰프는 패스의 플래그십 XS PRE, 파워앰프는 150W(8옴)를 클래스A로 내뿜는 기함급 XS 150 POWER, 스피커는 락포트의 3웨이 4유닛의 Avior로 진행되었다. 프리, 파워앰프 모두 전원부 분리형인데, 파워앰프는 좌우채널이 독립된 모노블럭이라 총 4개 블럭이다. 스피커 역시 9인치 우퍼가 2발, 6인치 미드가 1발, 1인치 베릴륨 돔 트위터가 투입된 99kg짜리다. 호화로운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음원은 CD급 무손실 스트리밍 서비스인 타이달(TIDAL)을 웨이버사의 W DAC3를 통해 들었다.  

청음방식은 하이파이클럽 청음실에 있던 기존 하이엔드급 파워케이블이 투입된 상태에서 리뷰곡을 듣고(A), 올닉 파워케이블 ZL-3000을 프리앰프에 투입해 같은 리뷰곡을 듣는(B) 식으로 진행됐다. 벽체에서 멀티탭으로 들어가는 파워케이블을 교체해서 들어보지 못한 점, ZL-3000을 2조 투입해 파워앰프에 걸어보지 못한 점이 두고두고 아쉽다. 


A. 기존 파워케이블 청음

Diana Krall - A Case of You
Diana Krall - Live In Paris
다이애나 크롤 ‘A Case of You’ = 시스템이 최정상급이어서 그런지 어떠한 존재감이나 불만, 이런게 느껴지지 않는다. 피아노 음이 사라질 때의 그 음끝의 미묘한 여운, 역시 하이엔드 사운드다. 


Oscar Peterson Trio - You Look Good To Me
Oscar Peterson Trio - We Get Requests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 ‘You Look Good To Me’ = 트라이앵글 음에서 가녀린 감칠맛이 느껴진다. 패스 앰프의 성향은 역시 연하고 부드러우며 여성적이다. 락포트 Avior 스피커는 있는 그대로를 들려준다. 시스템의 전체적인 S/N비가 매우 높다. 


Chuck Mangione - Children of Sanchez
Chuck Mangione - Children of Sanchez
척 맨지오니 ‘Children of Sanchez’ = 3분 40초 무렵 터져나오는 타격감을 집중 체크했다. 무엇보다 스피커 중저역 유닛들이 탁탁 숨막힐 듯 저역을 짧게짧게 때려내는 솜씨가 대단하다. 또한 일시에 그리고 일거에 모든 힘을 쏟아내는 A급 파워앰프의 진면목에 깜짝 놀랐다. 


Abbado - Bruckner Symphony No.9
Abbado & Lucerne Festival Orchestra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연주 ‘브르쿠너 교향굑 9번’ 2악장 = 금관의 색채감이 돋보인다. 전망이 좋다. 앰프나 스피커가 일체 허둥지둥 거리는 잡맛이 없다. 다만 스테이지의 두께가 더 느껴졌으면 싶지만 이는 라이브 녹음 탓이 클 것이다. 

이렇게 4곡을 집중해서 연이어 듣는데, 딱히 따지고 들어갈 만한 구석이 보이질 않는다. 사실 이럴 때가 리뷰어 입장에서 가장 난처한 순간이다. 어쨌든 프리앰프의 전원코드를 올닉의 파워케이블 ZL-3000으로 바꿨다. 체감상으로 느껴지는 케이블과 앰프 인렛단의 체결력이 상당하다. 중력과 진동에서 자유롭다는 말, 직접 느껴봐야 안다. 


B. ALLNIC ZL-3000 청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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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na Krall - A Case of You
Diana Krall - Live In Paris

다이애나 크롤 ‘A Case of You’ = 리뷰어로서 더 당혹한  순간은 더 이상 음의 불만이 없다고 한 직후에 이를 번복해야 할 때다. 이 곡을 다시 들으며 청음노트에 이렇게 황급히 썼다. ‘건반 누르는 압력이 느껴진다. 음량 자체가 커진 것처럼 들린다. 관객의 재채기마저 삼지사방에서 들리는 것 같다. 크롤의 입술 부딪히는 모양이 그려질 정도로 리얼리티가 급상승했다.

’ 한마디로 이상적인 프리앰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덕목들이 일순간에 쏟아져나온 것이다. 크롤의 발음은 더 분명하고 정확해졌고, 피아노 타건은 더욱 명료해졌다. 마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다가, DSLR로 정교하게 조리개를 맞췄을 때의 그런 느낌이다. 전체 시스템의 성격 자체가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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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car Peterson Trio - You Look Good To Me
Oscar Peterson Trio - We Get Requests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 ‘You Look Good To Me’ = 베이스에 힘이 실렸다. 현들의 울림과 떨림이 A 때보다 심해졌다. 그러나 크롤의 보컬 곡 때만큼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음들에서 일체의 보푸라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은 올닉 스피커 케이블 청음 때와 마찬가지다. 올닉 ‘ZL 테크놀로지’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으로 여겨진다. 청음실에서 같이 이 곡을 듣던 오디오 애호가가 거들었다. “질감이 좋아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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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Mangione - Children of Sanchez
Chuck Mangione - Children of Sanchez

척 맨지오니 ‘Children of Sanchez’ = S/N비가 A 때보다 높아졌고, 음들의 음영이 또렷해졌다. 그러다 보니 곡의 전체적인 색채감이 크게 증가한 것 같다. 맞다. 음들의 농담과 강약이 분명해졌다. 또한 A 때보다 무대를 더 넓게 쓰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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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bado - Bruckner Symphony No.9
Abbado & Lucerne Festival Orchestra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연주 ‘브르쿠너 교향굑 9번’ 2악장 = 확실히 A 때보다 스케일이 커졌다. 무대를 넓게 쓴다. 천변만화하는 스케르초 악장의 매력이 제대로 전해진다. 청음노트에는 이렇게 썼다. “이 다양한 표정들. 살아있네.”

내친 김에 몇 곡 더 들었다. 투티(Tutti!) 앨범에 수록된 ‘전람회의 그림’은 역시 잘 된 녹음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정도로 음들이 생생히 뿜어져 나온다. 스테이지의 높낮이마저 느껴지니 듣는 내내 흥겹다. 조슈아 레드먼의 ‘Tears In Heaven’은 색소폰의 풍윤하고 호방한 음색이 발군이다. 여기에 한 음 한 음을 정성스럽게 연주하는 기타가 곁들여지니 그야말로 둘의 하모니가 전율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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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 "

프리앰프에 들어가는 파워케이블만 바꿨을 뿐인데 이런 효과를 얻었다고 필자가 주장하면 과연 몇 명이나 믿을까? 흔히 말하는 플라시보 효과 때문일까?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파워케이블은 앰프나 소스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줘야 한다. 앰프가 갈증을 느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파워케이블 내부의 저항(접촉저항, 연결저항, 도체저항)이 높으면 전기를 많이 못 끌어쓰고 이는 시스템 전체의 S/N비를 낮추게 된다. 또한 앰프가 충분한 에너지를 못 받아 힘들어 한다는 것은 그만큼 디스토션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와 반대로 파워케이블의 저항치를 최소화하면 파워서플라이가 안정화되기 때문에 전체 시스템의 노이즈가 줄어든다. 프리앰프라면 색채감과 질감이 상승할 것이고, 파워앰프라면 구동력이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ZL-3000 같은 양질의 파워케이블은 전력소모가 많은 부분부터 투입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옳다. 즉, 멀티탭, 파워앰프, 프리앰프, 소스기 순이다. 이는 이미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이 실감해온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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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해본다. 필자의 이 결론에 ‘미신’과 ‘억측’과 ‘논리적 비약’이 있나? 지난번 올닉 스피커 케이블 ZL-3000 리뷰 때도 쓴 것이지만, 파워케이블 ZL-3000 역시 기존 시스템에 뭐 하나 색다른 것을 ‘보태지’ 않았다. 마치 감언이설의 연금술사처럼 프리앰프의 없던 성능을 짠하고 있게 만든 것이 절대 아니라는 얘기다. 이 1.8m짜리 파워케이블이, 전원부를 분리했을 만큼 파워서플라이에 크게 신경을 쓴 패스 프리앰프의 있던 성능을 그냥 100%에 가깝게 발휘시켰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Zero-Loss’의 진정한 의미라고 필자는 믿는다. 

ZL-3000 Power Cable
국내총판 오디오멘토스 (audiomentors.co.kr)
제조사 올닉 (www.alln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