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과 강요셉의 라보엠!
교향악 축제기간에 많은 관심을 모았던 정명훈 지휘 국립오페라 라보엠 공연이 있었습니다. 어제 예술의 전당 상당히 혼잡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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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국립발레단의 프로코피에프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은 몬테카를로 버전의 현대발레 안무와 무용수들의 수준 높은 춤도 대단했지만, 지금까지 제가 봤던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을 정마에와 서울시향의 멋진 연주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보다 오페라극장에서의 서울시향 사운드가 훨씬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듣기 좋았습니다.
그 즐거운 기억을 재현하고 싶어 국립오페라단의 푸치니 라보엠 티켓을 구했습니다. 솔직히 많은 횟수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오페라 실황을 보고 만족스러웠던 적은 별로 없었지만, 오페라극장에서의 서울시향 사운드를 듣고 싶었고, 더구나 푸치니 라보엠의 오케스트라 파트는 정마에와 시향이 가장 경쟁력 있는 드뷔시적 기법과 분위기가 묻어나는 음악인 것도 고려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작년말 말러 8번 공연에서 충실한 기량을 보여주었던 테너 강요셉과 소프라노 이명주의 이름이 보인 것도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처음부터 A팀 캐스팅에는 관심이 가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정마에와 서울시향이라도..)
공연이 다가오면서 소프라노가 이명주에서 홍주영으로 바뀌어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오페라 라보엠에서 미미보다는 로돌프에 훨씬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4월 3일 공연에서 강요셉이 A팀 캐스팅의 김동원 대신 출연했다고 하니, 아무리 1978년생 젊은 테너라고 하지만..좀 무리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제의 라보엠 공연에 대한 느낌을 종합하자면, 테너 강요셉이 정말 대단하구나..정마에와 서울시향은 작년 10월말 프로코피에프 정도로 인상적이지는 못했다(공연전 비타민 스테이션에서 소위 서울시향 관악파트의 필승조 얼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무대연출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본 오페라들 중 상대적으로 세련되고 매끄러운 편이었으나, 1막의 황홀한 부분(로돌프와 미미가 만들어내는..)을 제대로 표현하기에는 공간적인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았다.. 가수들의 노래와 오케스트라 음색 각각이 매우 좋았으나, 성악과 기악간의 호흡은 미세하게나마 불안한 부분이 많았다 (과연 종합 리허설이 충분했을까?..) 등입니다.
1막은 테너 아리아에서 이중창까지 이어지는 환상적 부분에서 강요셉과 홍주영의 노래가 아무래도 청중들에게 전달되기에 공간적으로 좀 멀었고, 오케스트라와의 호흡도 불안했습니다. 특히 이중창 도입부에서 호른연주는 꽤 아쉬웠습니다. 2막은 훨씬 안정적이었습니다. 가수들이 무대 앞으로 나오니까 훨씬 소리도 잘 들렸기에 1막의 연출이 더욱 아쉬웠습니다. 3막은 다시 오케스트라와 가수들의 호흡이 조금 불안했으나 테너 요셉강의 맹활약이 압권이었습니다. 4막에서는 정마에와 서울시향의 집중력이 빛을 발휘했습니다. 첫부분 로돌프와 마르첼로의 2중창을 시작하는 부분의 현악파트 울림, 뮤제타가 위독한 미미를 데리고 왔을 때 정마에가 특유의 루바토로 급박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면 등은 명불허전이었습니다.
1) 테너 강요셉
제가 지금까지 오페라 무대에서 직접 경험했던 모든 테너가수들을 통틀어서 어제의 강요셉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1992년 메트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도밍고, 가면무도회에서 리차드 리치, 토스카에서 파바로티, 1994년 시카고 페도라에서 호세 쿠라, 2004년 볼로냐 내한공연 리골레토에서 아퀼레스 마차도 등..)
작년말 어렵기로 유명한 말러 8번의 테너파트를 소화해내는 솜씨가 범상치 않았지만, 평소 독일에서 로돌프역을 해 본적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처음 도전하는 배역에서 이 정도 노래를 들려준다는 것은 정말 놀랍습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 평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제 강요셉의 로돌프보다 더 좋게 생각할 수 있는 로돌프..아마 60~70년대의 파바로티, 70년대 후반의 카레라스, 50년대의 비욜링, 디 스테파노 정도 아닐까 싶습니다.
21세기에 DVD 및 블루레이로 나오고 있는 라보엠 영상물에서도 어제 강요셉보다 발성이 안정적이고 소리의 질이 좋은 것은 못 봤습니다. (2008년 메트 DVD에서의 라몬 바르가스의 소리보다는 어제 강요셉의 소리가 훨씬 더 상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설적 테너들의 시대가 끝난 이후 활약하고 있는 어떤 테너와 비교해도 강요셉이 부족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알라냐, 바르가스, 알바레즈, 비야손, 故 리치트라, 베찰라, 마차도 등..이태리 국적이라는 이유로 푸치니 오페라 영상물들에 과분하게 자주 나오는 죠르다니와는 발성의 수준이 다릅니다. 앞으로 칼레야, 그리골로 등과 좋은 경쟁관계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즐거운 기억을 재현하고 싶어 국립오페라단의 푸치니 라보엠 티켓을 구했습니다. 솔직히 많은 횟수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오페라 실황을 보고 만족스러웠던 적은 별로 없었지만, 오페라극장에서의 서울시향 사운드를 듣고 싶었고, 더구나 푸치니 라보엠의 오케스트라 파트는 정마에와 시향이 가장 경쟁력 있는 드뷔시적 기법과 분위기가 묻어나는 음악인 것도 고려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작년말 말러 8번 공연에서 충실한 기량을 보여주었던 테너 강요셉과 소프라노 이명주의 이름이 보인 것도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처음부터 A팀 캐스팅에는 관심이 가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정마에와 서울시향이라도..)
공연이 다가오면서 소프라노가 이명주에서 홍주영으로 바뀌어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오페라 라보엠에서 미미보다는 로돌프에 훨씬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4월 3일 공연에서 강요셉이 A팀 캐스팅의 김동원 대신 출연했다고 하니, 아무리 1978년생 젊은 테너라고 하지만..좀 무리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제의 라보엠 공연에 대한 느낌을 종합하자면, 테너 강요셉이 정말 대단하구나..정마에와 서울시향은 작년 10월말 프로코피에프 정도로 인상적이지는 못했다(공연전 비타민 스테이션에서 소위 서울시향 관악파트의 필승조 얼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무대연출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본 오페라들 중 상대적으로 세련되고 매끄러운 편이었으나, 1막의 황홀한 부분(로돌프와 미미가 만들어내는..)을 제대로 표현하기에는 공간적인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았다.. 가수들의 노래와 오케스트라 음색 각각이 매우 좋았으나, 성악과 기악간의 호흡은 미세하게나마 불안한 부분이 많았다 (과연 종합 리허설이 충분했을까?..) 등입니다.
1막은 테너 아리아에서 이중창까지 이어지는 환상적 부분에서 강요셉과 홍주영의 노래가 아무래도 청중들에게 전달되기에 공간적으로 좀 멀었고, 오케스트라와의 호흡도 불안했습니다. 특히 이중창 도입부에서 호른연주는 꽤 아쉬웠습니다. 2막은 훨씬 안정적이었습니다. 가수들이 무대 앞으로 나오니까 훨씬 소리도 잘 들렸기에 1막의 연출이 더욱 아쉬웠습니다. 3막은 다시 오케스트라와 가수들의 호흡이 조금 불안했으나 테너 요셉강의 맹활약이 압권이었습니다. 4막에서는 정마에와 서울시향의 집중력이 빛을 발휘했습니다. 첫부분 로돌프와 마르첼로의 2중창을 시작하는 부분의 현악파트 울림, 뮤제타가 위독한 미미를 데리고 왔을 때 정마에가 특유의 루바토로 급박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면 등은 명불허전이었습니다.
1) 테너 강요셉
제가 지금까지 오페라 무대에서 직접 경험했던 모든 테너가수들을 통틀어서 어제의 강요셉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1992년 메트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도밍고, 가면무도회에서 리차드 리치, 토스카에서 파바로티, 1994년 시카고 페도라에서 호세 쿠라, 2004년 볼로냐 내한공연 리골레토에서 아퀼레스 마차도 등..)
작년말 어렵기로 유명한 말러 8번의 테너파트를 소화해내는 솜씨가 범상치 않았지만, 평소 독일에서 로돌프역을 해 본적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처음 도전하는 배역에서 이 정도 노래를 들려준다는 것은 정말 놀랍습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 평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제 강요셉의 로돌프보다 더 좋게 생각할 수 있는 로돌프..아마 60~70년대의 파바로티, 70년대 후반의 카레라스, 50년대의 비욜링, 디 스테파노 정도 아닐까 싶습니다.
21세기에 DVD 및 블루레이로 나오고 있는 라보엠 영상물에서도 어제 강요셉보다 발성이 안정적이고 소리의 질이 좋은 것은 못 봤습니다. (2008년 메트 DVD에서의 라몬 바르가스의 소리보다는 어제 강요셉의 소리가 훨씬 더 상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설적 테너들의 시대가 끝난 이후 활약하고 있는 어떤 테너와 비교해도 강요셉이 부족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알라냐, 바르가스, 알바레즈, 비야손, 故 리치트라, 베찰라, 마차도 등..이태리 국적이라는 이유로 푸치니 오페라 영상물들에 과분하게 자주 나오는 죠르다니와는 발성의 수준이 다릅니다. 앞으로 칼레야, 그리골로 등과 좋은 경쟁관계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강요셉의 목소리는 과거 황금기의 이태리 정통 테너에게서 느낄 수 있는 지중해와 남유럽적 요소가 부족하지만, 솔직히 그런 테너는 이미 파바로티를 끝으로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제가 클래식 음악 입문을 하게 된 계기가 레전드급 테너가수들의 매력에 끌린 것이기에, 어제 공연 내내 난이도가 높은 로돌프 배역을 자신있게 소화하는 테너가 한국인이라는 것이 참으로 흐뭇했습니다. 강요셉이 세계의 메이저 오페라 극장에서 활약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2) 라보엠의 오케스트라 파트
라보엠을 실황으로 감상할 때 사실 가장 큰 문제가 대부분의 라보엠 매니아들 귀에 전설적인 1972년 카라얀 지휘 Decca 녹음이 익숙하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음반으로 감상할 때도 카라얀 라보엠을 듣고나면 다른 음반들의 오케스트라 파트가 너무 밋밋하거나 거칠게 느껴집니다. 현실에서 다시 나오기 어려운 카라얀 라보엠을 기억에서 지우고 감상해야 하는데..쉽지는 않습니다.
어제 실황을 보면서 푸치니가 라보엠의 오케스트라 파트에 정말 섬세함의 극치라고 할 정도의 세공을 요구함을 실감했습니다. 베르디의 후기 걸작들보다 성악가와 오케스트라의 미묘한 타이밍 맞추기가 훨씬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아마도 4월 6일 공연에서는 가수들과 지휘자,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절정에 달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앞으로도 오페라 극장에서 정마에와 서울시향의 연주가 있을 경우, 비록 오페라극장에서 불가피한 정확도와 선명함은 다소 떨어지는 음향이지만, 메마르고 날카로운 콘서트홀에 비해 훨씬 둥글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오케스트라 소리를 즐길 수 있는 기회이기에 가급적 놓치지 않고 감상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 라보엠의 오케스트라 파트
라보엠을 실황으로 감상할 때 사실 가장 큰 문제가 대부분의 라보엠 매니아들 귀에 전설적인 1972년 카라얀 지휘 Decca 녹음이 익숙하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음반으로 감상할 때도 카라얀 라보엠을 듣고나면 다른 음반들의 오케스트라 파트가 너무 밋밋하거나 거칠게 느껴집니다. 현실에서 다시 나오기 어려운 카라얀 라보엠을 기억에서 지우고 감상해야 하는데..쉽지는 않습니다.
어제 실황을 보면서 푸치니가 라보엠의 오케스트라 파트에 정말 섬세함의 극치라고 할 정도의 세공을 요구함을 실감했습니다. 베르디의 후기 걸작들보다 성악가와 오케스트라의 미묘한 타이밍 맞추기가 훨씬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아마도 4월 6일 공연에서는 가수들과 지휘자,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절정에 달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앞으로도 오페라 극장에서 정마에와 서울시향의 연주가 있을 경우, 비록 오페라극장에서 불가피한 정확도와 선명함은 다소 떨어지는 음향이지만, 메마르고 날카로운 콘서트홀에 비해 훨씬 둥글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오케스트라 소리를 즐길 수 있는 기회이기에 가급적 놓치지 않고 감상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