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과분하게도 한세트를 오늘 받았습니다.
원래는 문수만님께만 살짝 사용기를 보고드리려 했으나 다른분도 올리셨고 또 문수만님도 공개적인 평가를 바라시는것 같고 해서 사용기를 올리겠습니다.
포장을 푸는 순간부터 개인이 만들었다고는 보기 힘들만큼의 정성스런 포장과 설명서 등에 놀라움을 금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베어링 몸체에도 제품명과 회사명을 새겨 넣고 포장케이스도 완제품 포장처럼 인쇄를 해서 만들다니...설명서만 인쇄를 하면 영락없는 판매품이지 사제품이라고는 볼 수 없는 외양과 품격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진정 매니아의 행동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아침에 이걸 받아들고 요걸 어떻게 활용을 할까 고민하다가 우선은 가장 설치하기 쉬운 턴테이블에 적용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희집 턴테이블은 랙의 맨위에 대리석 한장 깔아놓고 사용하고 있는데 인슐레이터 보다 오리무중의 키가 더 높아서 일단은 그대로 올려 놓았습니다. 올려놓고 손가락으로 툭툭치니 좌우로 요동이 많더군요. 음...이런 요동이면 분명 재생음에 많은 악영향이 있을텐데...턴테이블에 사용하기엔 부적절 하지 않을까...지레짐작을 먼저 하고 일단 레코드를 재생 시켰습니다.
저의 데논 DP-45F턴테이블은 완전자동이라 암리프트를 조작할 일도 없지만 가벼운 전자터치 스위치를 누르는 순간에도 베이스가 요동질을 해서 과연...어떨까...하는 마음 이었습니다.
이윽고 레코드가 연주(?)되기 시작해서 먼저 턴테이블 앞에서 폴짝 폴짝 발뒤꿈치로 뛰어봤습니다. 쿵쿵 하는음이 들립니다. 음...이런 현상이야 납덩어리를 채워도 생길수 있지...그래도 예전의 토렌스 에다가 인슐레이터 대신 스파이크 박았을때 보다는 훨씬 덜하다는 느낌 입니다.
그리고 먼저번 처럼 옆구리를 톡톡 처보았는데...이럴수가!!!전혀 영향을 안받는 겁니다. 그것참 별일이군...이정도 흔들림이면 분명 바늘이 튀어야 할터 그렇질 않다니...조금더 세게 쳐볼까? 툭!툭! 끄떡없음...허!!!거참 놀랍군...평소에 LP를 들을때는 더스트커버를 열어놓고 듣지만 이번에는 플레이 도중에 더스트커버를 닫았습니다. 더스트커버를 손으로 만지니 좌우로 요동을 치는것은 더욱 심합니다. 탁 내려놓는 순간 쿵하는 소리가 나긴 나는데 훨씬 작게 소리가 납니다. 여러번 반복해 보았습니다. 조금 더 세게 닫기도 하고, 조금 더 약하게 닫기도 하고...물론 극단적 경우가 아닌 일반적 사용할때의 정도로 말입니다. 결론은...이거 정말로 진동흡수에 효과가 있군!!! 인정할수 밖에 없는 순간 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롤러블록 같은게 왜 그런지 머리로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분명 따라서 진동을 할텐데 아무리 그걸 흡수한다 하더라도 기계가 흔들리는것은 피할수 없지 않은가...하는 상식적인 판단밖에 할 수가 없었는데 눈으로 확인을 하고나니 그 비싼값을 지불하고 롤러블록을 구입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것도 같았습니다. 저같은 허접한 기기를 쓰는 사람도 알아 차릴수가 있는데 하물며 하이엔드를 즐기시는 분들은!!!
그럼 소리는 어떤가...이번엔 자세를 리스닝 포지션으로 가서 정자세를 하고 소리를 들었습니다. 예전에 턴테이블 밑에 돼지고기는 못받쳐봤지만 공기그릇 부터 시작해서 사발, 냉면그릇, 재떨이 기타등등을 받쳐본 경험이 있는지라 소리의 변화에 대해서는 추호의 의심도 없었고 다만 그 소리가 어떤식으로 바뀔것 인가에 촛점을 두어서 들었습니다.
최종적인 제느낌은...소리가 분명 명료해 집니다. 제가 LP는 클래식이 별로 없는 관계로 클래식을 기준으로한 변화는 말씀 드릴수가 없지만...금속이기 때문에 차가운 경질스런 소리가 날지도 모르겠다고 한 예상을 넘어서서 선명도와 명료도가 훨씬 증가가되고 여백이 조용해 지는군요. 음...하이엔드급의 턴테이블과 톤암, 카트리지를 사용한다면 보다 더 하이엔드적인 세밀한 해상도가 증가하리라 생각합니다.
결론은...오리무중을 턴테이블에 사용하면 진동흡수와 선명도의 증가를 확실하게 가져온다 라는 겁니다.
앞으로 랙과 기기의 배치를 바꿔볼까 계획만 하고 실천을 못하고 있었는데 이 오리무중 덕에 다음에는 CDP를 시험해 보고, 그다음에는 파워앰프를 시험해 봐야 겠습니다. 그럴려면 랙에 있는 기기를 몽땅 들어내고 다시 해야합니다만...어차피 해야할 일이니 오늘밤에 일단 들어내 볼까나...여름이 되니 그렇잖아도 뜨거운 파워앰프가 완전 난로라서 랙이 벌겋게 달아올라 조마조마 했는데...
Post Script : 원래 저도 조그마한 성의로 DVD타이틀 한장 우송해 드릴까 했는데 순수한 호의를 물질로 답례 한다는게 소인배짓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신 생각한게 제가 세팅한 기기의 사진을 찍어서 보내 드릴려구 합니다. 제가 이곳에 올려도 되겠지만 제가 디지털 카메라나 스케너가 없어서 그럴수 없음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사진을 보내드리는게 수만님께 보다 더 도움이 될것 같아서 입니다. 그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