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해 첫 자전거 라이딩
두달만의 나들이... 마치 처음 자전거를 들고 나가는 듯한 살짝 흥분된 마음이 묘하다. 이게 과연 몸이 제대로 따라줄는지.. 뭐 그동안 집안에서 트레이너에 자전거를 올려놓고 1시간 정도씩은 땀을 내기는 했다마는..
일단 오랜만의 라이딩이라 아는곳으로 가기로.. 부산 화명동에서 삼랑진까지 간 이후 두가지 목적지를 두었다. 바람이 강하면 내륙으로.. 별로 바람이 없으면..계속 강변따라 창녕함안보까지.. 별다른 고개가 없어서.. 거리가 좀 있어도 무난할 것..
삼랑진까지 가는길은 그야말로 바람과의 싸움이다. 여기서 강변길은 그만..내륙의 천태호로 가자.. 방향전환.. 제 2의 목적지.
천태산 밑에 있는 저수지/호수 인데.. 경치는 그저그만인 곳이다.
즉 부산 화명동에서 삼랑진 - 안태호 - 천태호 까지 그리고 역순으로 화명동으로 돌아온다. 안태호에서 천태호까지는 약 8km 거리의 부산지역 대표적인 업힐 구역이다. 예전에 자동차로는 구경간 곳이지만.. 자전거로는 처음이라.. 궁금, 호기심.. 뭐 많다. 예전에 양산에서 예전 국도를 따라 원동고개, 신불암고개등을 넘어서 삼랑진으로 오다가.. 천태호 입구에 와서 마저 올라갈까 하고 객기를 부리려다가.. 아서라.. 하고 지나친 적이 있던 곳이다.
내륙으로 들어가니.. 바람이 없고 세상이 조용하다.. 중간정도에 전원주택때문에 약간의 차량이 오가지만.. 그곳을 지나면.. 말 그대로 천태호를 구경오는 차가 어쩌다 오는 것 이외에는 조용하다.. 겨울이라 그런지.. 자전거도 안보이고.. 나 혼자만의 세상에 온것 같다. 전체적으로 급작스러운 급경사 부분이 없어서.. 긴 업힐 구간이지만 생각보다는 덜 고통스럽게 오는것 같다. 호수는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산 속의 호수는 잠 좋다.
중간에 차가 한대 오더니 남녀 한쌍이 내리더니 뭐라뭐라.. 그러든가 말든가.. 한쪽에 앉아.. 초콜릿을 뜯어 먹는다. 언제부터인가.. 자전거길을 나서면 초콜릿을 가지고 다니면서 쉴때마다 먹는다.. 허기가 지는것을 막아주는데는 제일 좋은 것같다. 물은 바닥이 났지만.. 별 걱정은 안되고.. 이젠 내리막이니까..
잠시후 자전거 한대까 씽 하고 나타나길래.. 인사를 나눌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 괜히 귀찮을것 같아 그냥 출발한다.
내리막이 끝도 없는것 같다.. 내가 여길 올라왔나? 이렇게 길었어? 브레이크 잡은 손이 덜덜 거린다. 늘 느끼지만 올라갈때는 별로 경사가 심하지 않은것 같은데.. 내려 갈려고 위에서 보면.. 두배는 가파른것 같다.
다시 강변길로 나오니 오는 길은 강한 뒷바람.. 하기야 올때 엄청난 바람에 고생했으니.. 갈때는 덕을 보아야지. ㅎㅎ
그냥 슬슬 오는데도.. 뒷바람때문에 계속 속도가 올라간다.. 23km, 25km 28km 31km 의잉? 이건 샤방샤방이 아닌데..
뭔 바람이.. 페달을 멈추면 속도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거의 그냥 그대로 유지 하면서 페달을 하면 또 속도가 올라간다.
안전제일.. 25km 넘지 않게.. 물금지나. 부산에 접근하니.. 강변에 자전거/산책나온사람.. 바글바글이다.. 여기서는 그냥 살랑살랑 지나가는것도 조심..
덕분에 부산으로 돌아오니.. 힘이 남는다.. 출발은 오전 10시인데 지금은 오후 4시.. 거리를 재보니..80km 정도 달렸구나.
내일부터는 기온이 내려간다니.. 또 한달정도 쉬어야하나?
새해 첫 라이딩치고는 괜찮은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