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2013

최근 끝난 응사(응답하라 1994)란 드라마에서 나정은 쓰레기랑 마주쳤던 엘리베이터를 피해 계단으로만 칠봉이를 병문안 하러 온다.우리는 이 처럼 아프고 시린 기억으로 부터 도망가기위해 전력을 다하면서 살아간다.그러나 결국은 가슴 저 깊은 곳에 또아리로 자리잡은 기억들을 떨쳐내지는 못하면서 살아간다.이제는 그리움으로만 남아 버릴 2013이란 숫자...세월이 아프다.

음악 하나를 들으면서 오래 전의 광복동 명성레코드를 떠올리며 그 때 처음으로 그 씨디를 사서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오던 .. 그 시절 그게 몇살이었더라를 생각해내곤 한다.그렇게 보면 음악 하나 하나 다 그런 과거의 추억과 기억의 산물이다.언제가는 올해 처음 들었던 그리고 감동했던 음악과 영화를 추억하는 때가 오겠지..그러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2013을 그리워하게 될게다.또다시 어리석게도 말이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부터 연말이 오면 무엇인가 답답하고 막막하다.마치 반성문을 작성하러 교무실에 온 아이처럼..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 왜이리 아프게 느껴지는지..그래도 무심한 세월은 또 그렇게 스쳐 지나가겠지만...

그래도 조금의 위안은.. 같이 음악을 듣고 그 시절을 공유하고 같이 아파하고 그땐 그랬지를 연발하며 말은 하지않지만 후회와 회한으로 가득한 답답한 마음을 애써 숨기는..그러면서 그 때의 어리석고 교만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자아비판하는 계기가 되어준다.내가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이다.그래서 나랑 음악을 항상 같이 들어주는 내 마눌에게 무한으로 감사하다.동시에 우리방 회원분들도 감사하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과 이별하며 살게된다. 좋아하던 스피커도 이젠 귀가 먹어가면서 포기하게되고..ㅎㅎ 이번 정모에서 방주님의 단촐한 시스템에서 웬지 슬픔이...ㅋㅋㅋ내가 사랑한 사람들도 하나씩 죽어가겠지..그래도 음악이 있다면 내 가슴속에 그 음악과 같이 했던 빛나던 시절의 내 친구도 내가 사랑한 사람도 영원하리라 믿고 싶다.그래야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고 설명이 될게다.

잘가시게 2013...그리운 이름이여.

추신: 회원여러분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용...

초보 회원 밤그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