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작은넘의 8번째 생일.....
초등학교 들어간지가 엊그젠데 지 태어난날이 3월초라고, 빨리도 생일을 찾아먹긴 한다....
초등학교 1학년 오전시간 끝내고, 지가 가입한 어린이축구회 멤버들을 집으로 초청한다나 어쩐다나....
해서 전날 부랴부랴 케이크다 과일이다 사다가 냉장고에다 쟁여놓고, 점심은 중국집에서 자장면 시켜먹으라고 돈 놔두고 출근했더니......
저녁무렵 퇴근때쯤 출장갔다 오는데 마눌 전화벨이 울린다....
"자갸, 집에 전화좀 해봐라, 애들이 집안을 난리친거 같든데......"
불현듯 불안한 맘이 갑자기 가슴 한구석에서 스물스물 올라온다....
거실에 셋팅되었던 스피커......
리스닝포인트 잡는다고 앞으로 좀 빼놨던 스피커.....
전날 애들 오면 절~대 근처에도 못가게 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설마......
집에 전화를 건다...
"아빤데, 집에 별일 없냐~?"
" 아빠, 내가 애들한데 절대 건들면 안된다고 했는데......"
순간 한구석에서 열이 확 오른다.....
"뭔일 있었어?"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양을 느꼈는지, 애가 좀 쫄아든다....
이거 뭔일 나긴 났군.....
"근데, 어떤 엄마가 바닥에 흘린거 줏는다고 하다가, 밀어서 스피커가 넘어지는 바람에 근처에 있던 친구가 깔렸어~~~그래서 막 울었어~~~"
아니, 애들 생일잔치에 웬 엄마???
알고 봤더니, 애들 생일이라고 지 친구들 모인게 9명, 거기에 애들 엄마들까지 주인도 없는 집에 6명씩이나 왔단다..... 별로 넓지도 않은 집에 그 인원이 모였으니 애들이 얼마나 난리부르스를 떨었는지 안봐도 상황이 훤히 보인다........
작은넘 인기가 그렇게 좋은건지, 아니면 친구들 엄마들이 극성인건지.....
집에 들어가 봤더니, 왼쪽 스피커 위치가 엉망이다....
옷도 벗지 못하고, 스피커 그릴 벗겨내서 손전등 가지고 이리저리 구석구석 정밀검사를 해 봤더니, 웬일인지 정말 다행으로 상처하나 없다.
혹시나 해서 앰프 전원 켜고 소리를 들어봤더니 멀쩡하다. 유닛도 망가진데 없고....
거실에 스피커가 엎어졌다기에 모서리나 다른데 상처가 나도 크게 났을 거라는 체념이었는데, 이게 웬일???
작은넘한테 사정을 꼬치꼬치 물어봤더니....
지 친구들 중 같이 따라온 엄마 한분이 점심을 시켜먹고, 움직이다가 그만 몸으로 스피커를 건드렸다는거 같다....
그 와중에 정말 다행인 건 애들이 워낙 많아서(?)인지, 바로 앞에 있던, 그것도 지 친구들 중에 등치가 젤 큰넘한테 쓰러졌다나.....
스피커 모양새가 호리호리해 보이긴 해도 한쪽 무게가 20kg이상은 나가지 않는가....
그게 애한테 깔렸으니 덕분에 스피커는 정말 멀쩡히 쓰러진 거고....
애는 깔렸다고 울고불고...... 애가 쿠션 역할을 제대로 해 준거 같다.......^^;
이거 화를 내야할지, 웃어야 할지 모르는 애매한 상황이 돼 버렸다.....
집안일 도와주시는 아주머니께서 주의를 주셨다는데, 애가 다쳤다고 하니까 말도 못하고....
어쨌든 애나 스피커나 둘다 무사하니까 정말 다행이긴 하다.
대충 세워놓은거 다시 각도, 위치, 수평 잡고 지문 묻은거 피아노왁스로 닦아내고 했더니 비로소 모양새가 제자리에 돌아온 거 같다.......
근데, 애들만 주의를 시킨게 문제였나~~~~?? 어른이 사고칠 줄 누가 알았냐고~~~~~~~^^;
다시금 애들한테 이거 무쟈게 비싼(?) 거니까, 지금은 이거 안만드는거라 사고 싶어도 못 사는 거라고, 앞으로도 절~~대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하긴 했지만.....
이번 주말에 애들 모여서 축구연습 할때 엄마들 모일테니깐 함 나가봐야겠다~~~~~~~~~~~
어떤 분이 그러셨는지~~~~~~~~ 애는 괜찮은지~~~~~~~~~ 겸사겸사~~~~~
에휴, 울방 방장님처럼 별도 독방있는 데로 빨리 이살 가든지 해야지 불안해서 원...... 쩝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