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후기] 국악과 재즈공연
어제 정모는 조촐한 모임이었습니다.
가을을 재촉하는 촉촉히 비가 내리는 날 우선생댁에
방장님 부부, 김종관님, 그리고 나 이렇게 딱 다섯명이 모였습니다.
우선생 부인께서 일본 여행 중이시라서 본인이 직접 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맛있는 옥수수와
각종 음료수, 맥주를 준비해서 감사했습니다. 우선생은 자주 부인을 외국여행 보내드리시길...ㅎ
문제는 우선생께서 본인 오디오 시스템의 열악함(?)을 이벤트로 커버한다고...^^
젊은 국악하시는 분들을 모셨는데 그쪽도 다섯분이나 오셔서 청중과 같은 숫자라서 좀 죄송한 마음이 들더군요. 그런데 방장님이 준비한 나윤선 재즈모음집을 시스템에서 들었는데 제법 멋진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본인 오디오 시스템이 열악하다는 주인장의 말이 구라 임이 뽀록났습니다....ㅎ
드디어 본격적인 국악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분당서 오신 멋지게 생긴 남성분께서 대금산조를 들려 주셨고 송도신도시에서 오신 분은 장고로 추임새를 넣는 데, 아파트 거실을 가득찬 대금과 장고의 깊은 가락은 참으로 경탄을 자아내는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이어서 성북동서 오신 아름다운 여성분께서 가야금 병창 (노래를 하면서 연주)을 들려 주셨는데
거실 가득히 꽉찬 내공 높은 병창에 모두들 열광했습니다.
특히, 방장님의 형수님께서 젊은 피에 열광하시고 가장 열심히 감상 하시더군요.
여하간 양쪽 모두 10명이 참석한 모임이 끝나고 근처에 있는 낙지한마리 수제비 집으로 향했습니다.
해물파전, 보리밥 비빔밥과 낙지한마리 수제비로 배를 두둑이 한 후 아쉬움을 뒤로하고 헤어졌습니다.
종관님이 아람누리에서 노루목 섬머 페스티벌 공연이 7시반에 있다고 꼬시는 바람에,
종관님 집에가서 종관님 어부인을 모시고 집근처 공원에 주차하고 어두운 정발산을 넘어서 아람누리 야외 공연장에 도착하니 이미 이부영 재즈밴드의 공연이 시작하고 있더군요.
이 재즈밴드는 솔직히 처음 들어 봤는 데, 뉴욕서 활동 중인 여성 재즈피아니스트, 암스텔담서 활동 중인 베이시스트, 기타리스트, 그리고 이부영 재즈보컬리스트로 구성된 실력파이더군요.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인 이부영씨는 1993년 제2회 한국가요제에서 대상 수상, 네델란드 로테르담 음악대학원에서 재즈보컬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치고, 정통재즈의 흥겨운 스윙감과 유럽재즈의 이지적인 접근방식을 동시에 겸비한 인상주의 재즈 보컬리스트라고 합니다.
오늘 알라딘을 검색해보니 1집: Sings with Rob Van Bavel - One Day, 2집: Reverie 등 음반을 내신 분입니다.
어제 공연한 곡 중에서 제 기억에 남는 곡은 So in love, Secret love, Portrait in black and white 와 Nature boy 등 인데, 비가 몹시내리는 야외공연인데도 많은 분들이 주최측에서 제공한 비옷을 입고 끝까지 공연을 감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