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든게 어렵다보니 오디오도 카메라도 새것엔 눈길도 못주다 보니...
대신에 그동안 뒷전으로 밀려 나있던 고물(?)들을 온통 다시 꺼내 주무르는 본의 아닌 기회가 되는것 같다.
카메라도 첨단 제품이 눈을 번득이는 세상에 10년 넘게 손도 안댔던 m42렌즈까지 꺼내 먼지 털고 난리도 아니다. 그동안 심한 푸대접에도 큰 이상 없이 작동하는 모습에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낀다...Af Confirm 새로 장만해서 보답해야겠다.
오디오도 같은 처지여서 이참에 정리 좀 해보려는데 특히 진공관들이 문제다...
오랫동안 모은 아끼던 놈들인데...그동안 이상 없이 건강하게 잘들 있는지...
튜브 체커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생각 끝에 가장 좋아해서 많이 갖고있는 EL34와 초단관들이라도 확인해 보려고 지인에게 부탁하여 EL34 파워를 가져 왔다.
도착한 것은 EL34가 4알 들어가는 36W + 36W 인 Air Tight ATM-1S라는 신형 파워였다.
생각보다 깔끔하고 고급스런 외관에 먼저 눈길이 갔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튜브별 바이어스 체크, CD-Direct 기능등 편의성이 높아 보이는데...
중요한 트랜스가 하시모토라는 처음 보는 물건이 달려 있다.
ATM-1S는 ATM-1의 업그레이드 모델이라는데...
ATM-1의 경우는 유명한 타무라 트랜스가 달려 있었는데 업그레이드 모델엔 처음 보는 트랜스라니...
궁금해서 알아본 결과 나의 무지함이 바로 드러나고 말았다.
알고보니 하시모토 트랜스가 타무라 보다 훨씬 상위 제품이란 것이다.
중요한것은 소리인데...
앰프에 장착된 기본관은 모두 Air Tight가 선별한 Electro Harmonix 들이다.
평소에 그리 선호 하지 않는 브랜드여서 이 정도면 차라리 Full Music 튜브라도 쓸 일이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들어볼 차례...
기본관인 Electro Harmonix부터 들어 본다.
제조자 선별관이라지만 대부분의 경우 성능이 그리 시원치 않은게 보통인데...
어라...아직 에이징도 안된 상태인데 생각한것 보다 제법 반듯한 귀에 들어 오는 소리가 난다.
몇시간 지나니 중고역이 매끄럽고 윤기 도는 소리가 난다...참 예쁜 소리다.
그런데 저역은 2% 부족한 느낌이며 소리 중심은 약간 위로 잡혀 있어 소리가 전체적으로 중역대가 볼록한 느낌이다.
그런데도 중고역 특히 중역은 매우 또렷하고 뻗침이 좋아 에너지감이 높아 고우면서도 상쾌한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론 플래트한 현대적 음질 경향이며 분명 빈티지 사운드는 아니었다.
가장 관심이 갔던것은 3/5a를 효과적으로 울리기엔 좀 부족하지 않을까였는데...
결과는 놀라웠다...3/5a를 제대로 장악한듯 완벽한 찰떡 궁합을 보이는 것이었다...
정말 높은 구동력이 돋보인다.
Mullard로 교체하니...
소리는 디테일의 큰 차이는 없으나 전체적으로 한결 윤기가 돌고 좀 더 매끄러우면서 두툼해지며 소리 중심점이 조금 더 내려간다.
전체적으로 한결 하이엔드 성향의 대역감이 좋은 소리가 난다.
Telefunken으로 교체하니...
기대했던만큼 디테일이 더 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인 대역감은 더욱 좋아지고 역시 매우 고급스런 소리가 난다.
RCA Fatboy로 교체하니...
생긴대로 역시 중역이 매우 두툼하여 두께감이 느껴지며...음질을 떠나 가장 편안하고 무난한 소리가 난다.
결론적으로,
흔히들 3/5a를 관구앰프로 구동하는걸 권하고 있지 않지만...이제까지 결과를 보면 꼭 그렇치만도 않다.
왜냐면 3/5a가 특유의 중고역을 가진 것을 감안한다면...대부분의 관구앰프가 그 특유의 중고역을 따뜻하고 윤기나게 들려 주니...
암튼 그동안 관구로만 들어서인지 하이엔드 솔리드앰프로 울리면 그저 평범한 소형 북셀프 하이엔드 스피커가 될 뿐이란...
이미 카트리지등을 보면서 느낀것이지만 장인정신과 더불어 실용성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자세는 배울 점이 있는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