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서울방에서 가끔씩 글을 올리다,
금년 3월에 진주로 이사간 유령회원입니다.
진주 동호인님들의 친절한 도움과 배려로
진주생활에 잘 적응하며 새로운 오디오 생활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걱정했던 B&W 802D를 이삿짐 센터를 통해 무사히 옮겼고
안방에 성공적으로 시스템 설치를 마쳤습니다.
최근에는 아날로그에 집중하고 있는데
얼마전 꿈에 그리던 반오디오 F500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좋은 소리 변화를 예상하고 들여 왔지만
오히려 고역이 탁해지는 듯한 소리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다른 동호인 댁에서 들어봐도 항상 좋아지는 쪽으로 작용했는데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이상하다 싶어 어제 반오디오 사장님과 통화하다
제가 저지른 실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벽체 전원에서 랙에 있는 반오디오까지 너무 멀어
벽체 전원에 멀티 탭이 달려 있는 차폐 트랜스를 연결하고
여기에 반오디오의 파워코드를 연결해서 듣고 있었던 겁니다.
반오디오 사장님께서 차폐에 연결하지 말고
바로 벽체 전원에 F500의 파워코드로 꽂으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파워 코드의 길이가 짧아 F500을 랙에서 꺼내
방 한가운데 위치시키고 리버맨 바이칼 파워 코드 2.5미터 짜리를
벽체 전원에 꽂아 F500의 파워코드로 사용하고,
여기에 프리앰프 CDP, DAC를 연결했습니다.
사실 처음엔 이래 봤자 효과 있겠나 싶었습니다.
여차하면 다시 내다 팔겠다는 심정뿐이었습니다.
첫곡으로 로스트로포비치와 브리튼과 연주한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 소나타를 들어 보았습니다.
우선 음반의 히스가 아주 선명하게 들리면서
게인이 20-30%정도 높아진게 바로 감지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클래식 곡들은 볼륨이 보통 10시정도 되야 재대로 들렸었는데
반오디오에 연결하니 8시 50분에서도 충분히 크게 들렸습니다.
곡을 듣고 있으면서 중지할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뒷배경이 너무나 정숙하고 소리가 아주 차분해집니다.
음악의 뉘앙스가 선명하게 전달됩니다.
로스트로포비치가 현을 따라 긁어대는 활의 움직임이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피아노의 저음 타격이 에너지감 넘치게 폐부까지 깊숙이 전달됩니다.
무대도 1.4배는 넓어진 느낌입니다.
해상력이 현격히 좋아지면서 여태까지 들어 보지 못했던
음반내 각종 정보들이 선명하게 그러면서도 소란스럽지 않게 전달됩니다.
제가 항상 굶주려 하던 다이나믹의 향상이 현격합니다.
보스트리지가 부르는 슈만의 가곡이 살랑거리며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소담하게 다가왔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합니다.
브렌델이 연주하는 모짜르트 피협 21번 2악장에서
현악 파트 연주자들이 현에서 손을 뗄때 들리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고
브렌델이 피아노쪽으로 몸을 기울이면서 의자가 살짝 비꺽거리는 소리가 확연히 들립니다.
가장 듣기 좋은 것 중 하나는 음의 찰기와 윤기가 배로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피아노의 고음이 크리스탈처럼 영롱하게 들리고
현악의 고음이 너무나 찰지고 맛깔스럽습니다.
정경화가 연주하는 생상 바이올린 협주곡 2악장 독주에서는
고역 비브라토에서 현의 떨림이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이제야 B&W 802D가 제 실력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소리의 장막을 3겹반은 벗겨낸 듯한 음질의 향상을 경험했습니다.
작년에 잠시 전원장치로 유명한 상을 많이 받은 'H'제품을 들여서 써 봤었는데
반오디오와의 비교에서 많이 뒤쳐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꿈꿔왔던 소리에 거의 근접해 가는 것 같습니다.
좀 지나친 언급일지 모르겠지만, 일부 동호인 댁에서 들어 봤던 소리를 제외하고
제가 이제까지 여기 저기 발품팔면서
오디오 쇼나 삽의 초고가 시스템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소리입니다.
여력이 되면 파워 앰프용 반오디오 제품도 사고 싶는데
너무 고가여서 아직은 무리입니다.
하지만 소스와 프리에만 반오디오를 연결해도
적지 않은 차이를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내용이지만
가장 클리어한 전원이 좋은 소리를 만드는 첫번째 필요조건임을
이번 기회에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혹시 반오디오 제품을 사용하시는 동호인들을 위해서 한마디 하자면
반오디오 제품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벽체 전원과 반오디오 사이에
다른 전원장치를 사용하지 말아야 되고,
벽전원과 반오디오사이의 파워 코드를 반드시 일정 수준이상 되는
좋은 제품을 사용하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오늘 리버맨에 빚을 내가며 바이칼 파워코드 5미터짜리를 주문했습니다.
큰 돈이 들긴하지만 투자대 비용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과감히 지릅니다.
큰 돈 들여서 소스나 앰프를 업글하시전에
전원장치에 대한 적절한 투자도 한번쯤 고려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제 충격적인 소리변화를 경험하고 도저히 글을 안올릴 수 없어서 몇자 적습니다.
좀 흥분된 상태라 글이 두서 없고 과한 표현도 있음을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많은 동호인들을 위해서 제 주관적인 느낌을 솔직히 표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