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세미나가 있어 1박 2일을 했네요.
해운대 언덕길로 가다 보면 외국인 마을 같은 곳이 있던데 지명은 모르겠어요.
그곳을 드라이브하며 참 복받은 땅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어요.
즐비하게 늘어선 갤러리를 구경하면서 그림한점 구해보고
잘 정비된 해운대 해수욕장을 걸어 보았어요.
땡볕이었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합니다.
부산을 어쩌다 한번씩 이런 기회에 들려보지만
동백섬을 한번도 가보지 못했어요.
그 동안은 안보상 통제되었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고 민간인에게 개방된지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합니다.
그래서 누리마루라는 곳도 겸사 구경을 했는데 잠시 가슴을 저미게 하는 사진이
보였어요. 다름아닌 당시 에이펙 정상들의 기념사진이었어요.
부시가 우리나라 대통령(**현/지금은 다시는 만나볼 수 도 없고 이야기 해 볼 수 도 없고
세상에 계시지 않는 분)뒤에서 웃고 있네요.
누리마루에서 광안대교와 함께 바라보는 오륙도는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이렇게 좋은 곳에 사는 부산사람들은 참 심성도 곱겠지만 복도 자그만치도 많네하는
용심이......
내친김에 이기대를 향했어요. 사실 아직 부산에 대해 잘 몰라서 인지 이기대라는 지명은
처음 들었어요. 이곳 역시 군사지역?이라 민간인 통제 구역이었다 하네요.
이기대에서 부산을 바라보는 모습은 샌프란시스코를 연상케 했으며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뉴욕의 맨하튼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았습니다.
오랫만에 부산의 한구석을 구경했는데 문제는 이기대의 한 경치좋은 모퉁이에 나환자
촌이 있었다 하네요. 그런데 그곳을 철거해 버리고 SK에서 아파트를 지었다 해요.
그리고 지금은 돈많은 사람들이 점령했다 하고.
이를 어찌할고 워찌할꼬.
해운대의 주변 역시 이렇게 현대식 건물이 좋은 자연환경을 싹쓸이 하고 있는데
맨하튼이고 샌프란시스코고 뭐고 갑자기 역겹기 짝이 없었습니다.
해운대와 동백섬을 끼고 바라보고 있는 아파트 값들이 평당 3천 4천이 넘어간답니다.
어떻게 허가가 나고 그런 곳은 누가 사는지 갑자기 부산땅이 돌아버린 돈땅?으로 보여졌어요.
오해는 마세요. money land.
미국에서 어떻게 하면 자연그대로를 보존해보려고 "발광"을 하는 모습을 볼때와
어떻게 해서든 파제끼고 보자는 우리의 모습을 볼때 퍽이도 좋아할 위인한명을
생각하면서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 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 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가고파 목이 메어 부르던 이거리는
그리워서 헤매이던 긴긴날의 꿈이었지
언제나 말이 없는 저 물결들도
부딪쳐 슬퍼하며 가는 길을 막았었지
돌아왔다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한맺혀 부르는 용필이 성의 차안 카오디오를 들으면서
광안대교를 올라타고 부산을 뒤로 한 채
방금 돌아왔어요.
아이씨 이 노래가 슬픈 노래는 아닌데 괜히 눈물이 나네.
한번 들어들 봐요. 나나 안나나.
식구들 모두 안녕하시지요?
마이클 짹슨 사망을 애도하며......
1) 누리마루
2) 맨하튼
3) 금문교가 보이는 샌프랜시스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