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위주로 노는 곳에서 빈티지를 주로 갖고 노는 제가 전광방 3대 방장을 맡게 되어 조금은 거시기 합니다만..
2년간 방장으로 임무를 부여해주신 성님과 아우님들께 어떻게 해야 재밌는 놀이터가 될 수 있을까를 몇일간 궁리해 봤습니다만 딱히 정답인듯한 착상이 떠오르는건 없습니다.
어렵게 생각할꺼 읎씨..
기냥.. 여러가지 필요없꼬.. 재밌는 놀이터를 만들기 위해서 집중해보자..
직장 등에서 무지막지하게 받는 스트레스를 일부 해소할 수 있는 작은 탈출구로 충분하지 않나..
제가 취미생활로 10년 이상 꾸준하게 해온 것이 뭔가를 떠올려 봤습니다.
낚시는 10년 가까이 해봤지만, 다른 것들은 대부분 몇년간 하다가 시들시들.. 피그르르..
그런데 음반 수집은 벌써 30년 가까이 되어가고 오됴에 매료된지도 제법 되었습니다.
1986년 1월에 결혼을 했는데..
인켈 전축이 너무나 갖고 싶어서 그해 4월에 결혼반지를 팔아서 인켈에서 판매하던 뮤직센터를 42만원 주고 구입한 것이 저의 첫번째 오됴라고 하겠습니다.
70년대 중반 까까머리 학생시절이 떠오릅니다.
중동에 일하러 갔던 친척이 일제 산요카세트를 귀국하면서 가져왔는데 스테레오로 음악이 나오는데 그냥 뻑 가버린 뒤로 십여년 뒤에 드디어 저도 스테레오로 소리가 재생되는 기기를 갖게된 것입니다.
귀중한 반지를 팔고 구입해서인지 그 뮤직센터 소리는 너무나 좋았습니다.
광양읍에 처음으로 건립된 13평짜리 임대아파트에서 BROTHERS FOUR의 LP를 통해서 GREEN FIELDS를 듣는데 그 화음이 어찌나 좋은지 신혼의 이불속 거시기 못지 않은 짜릿함이 날마다 이어졌습니다.
그걸로 10여년 정도를 잘 들었는데 어느날 스피커에서 잡음이 지글지글..
그래서 광영동에 있는 인켈대리점에 수리를 의뢰하러 갔습니다.
간김에 그집 것을 잠시 들어봤는데..
메이커는 인켈이지만 유럽에서 설계한 스피커를 한번 들어보라고 쥔장께서 꼬셨습니다.
몇일뒤 BH400 스피커와 모델명이 생각나지 않습니다만 인티앰프 하나가 우리집에 왔습니다.
뮤직센터로 듣던 음악과는 비교할 수 없이 명료하고 실감나는 재생음을 통해서 몇년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하루는~
직장의 선배님댁에 놀러갔다가 EL34 출력관을 사용한 진공관 앰프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아니? 전구 다마를 쓰는 고물딱지에서 이런 소리가??
마침 그해에 재형저축이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적금을 타자마자 진공관 앰프를 구했습니다.
300B 출력관을 사용한 예쁘장한 것으로다가.. 그때 드라곤성님을 만났습니다.
그뒤로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음주동호회 등 동호인들과의 교류를 통한 즐거움도 나눴고,
아마존에서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던 DVD도 매월 몇개씩 구하면서 그야말로 깡촌에서 그전에는 그토록 구하기 어려웠던 음반도 쉽게 들어보는 행운을 만끽했습니다.
그동안 오됴 때문에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성님, 아우님, 칭구..
떽도 없는 저에게 전광방 3대 방장의 완장을 채워주신 성님, 아우님께 감사드리며..
즐거운 전광방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3개월마다.. 분기별로 정모를 했으면 하고요..
벙개는 뭔가가 있을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했으면 어쩌까 합니다요..
완장을 채워줬으면 축하 리플 한마디씩은 기본이것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