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선정을 잘못한 탓인지 벙개에 참석한 인원이 단촐했습니다.
제목은 전어 벙개 였지만 나서는 김에 오박사 작업실에 가본지가 제법 오래되었는지라 벌교에 들렀습니다.
마침 장선성님께서도 시간을 내주셔서 함께 동행했습니다.
오박사 작업실에 들어서니 그야말로 대물이 우뚝 서있더군요.
처음 설계에서 현재 최종 튜닝단계에 접어들었다는데 약2년4개월 정도 걸렸다니까 참 오랜 산고 끝에 탄생한 걸물이더군요.
제가 간간히 벌교에 놀러갔었으니 자작나무 자르고 파내는 작업도 봤었고,
그야말로 힘든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대물인데 어마어마한 크기지만 소리는 섬세하고 세밀하면서도 웅장한 표현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기 힘든 소리를 내주었습니다.
오박사의 얘기로는 인클로져 내부가 유선형 형태이기 때문에 쉽게 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안네소피 무터의 바이올린, 브라더스 포의 목소리, 자크린 듀프레와 장한나의 첼로, 로메로스의 기타, 게리 카 음반의 오르간 소리..
오르간 음반을 거니까 소파가 부르르 떨더군요. 오~ 예!
약 1시간 정도 들어봤는데 어찌나 예민하던지 전원 케이블을 바꾼 것에 따라서 무대 높낮이가 50센치 정도는 차이가 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앰프 등 연결기기를 어느 것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소리가 확확 바뀌는 재미가 엄청 클 것 같더군요.
오박사가 이번에 정말 걸작품을 탄생시켰는데 최종 튜닝이 끝나면 먼곳으로 떠나는 모양이니 멀리 가기 전에 시간을 내셔서 실물도 보시고 소리도 들어보시길 강력히 권해드립니다.
더 들어보고 싶었지만 약속했던 순천 뼈꼬시 식당에서 기다리시는 분이 계실까봐 서둘렀지만 주말이라서 남도 여행을 하고 되돌아가는 차량이 어찌나 밀리던지 평소보다 2배 정도 시간이 걸려서 경태총무님과 합류해서 쩝쩝..
아쉽게도 전어가 떨어져서 잡어 뼈꼬시만 먹었는데 회맛이 어찌나 고소한지 참석하신 장선성님, 경태총무님, 오박사님 모두 맛이 좋다고 칭찬을 해주셔서 장소 추천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
식사가 끝날 무렵 맹감나무 잎사귀로 포장한 찰떡을 파는 아주머니가 오셔서 잠시 옛추억에도 빠졌네요.
귀가하면서 대리운전을 부탁했는데 저하고 나이가 비슷한 분이 운전을 해주시는데..
마침 고전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금방 집에 도착했습니다.
즐거웠던 시간을 함께 해주신 횐님덜께 감사드리며..
다음번 모임 때는 이번에 참석을 못하신 분들도 많이들 나오셔서 얼굴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