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두어달만에 산에 다녀왔습니다.
직장의 단체산행이었는데 가까운 곳에 있는 하동 형제봉이라는 곳입니다.
지리산 언저리에 있고,
북동쪽 방향을 바라보면 지리산의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한눈에 들어오고,
남서쪽으로는 섬진강 강줄기가 내려다 보이며..
박경리 선생님의 소설 토지의 무대인 평사리가 섬진강 옆에 쫙 펼쳐져서 평화롭고 아름다운 농촌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형제봉에 오르는 등산로 옆에는 소나무가 많아서 공기도 좋고 사람들도 많은 편이 아니라서 소나무잎사귀나 다른 나뭇잎이 깔린 길을 걷는 재미가 좋더군요.
그런데 일행중 한명이 다리가 아프다고 하는 바람에 정상까지 가지 못하고 바로 밑에서 되돌아 오는 바람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숲속에서 먹는 김밥도 맛있고, 꼴뚜기와 미나리를 섞어서 초고추장에 버무린 안주에 몇잔의 소주는 오르느라 힘들었던 과정을 싹 잊어버리게 하더군요.
3시반경에 평사리의 최참판댁을 재현해 놓은 곳으로 내려왔는데 상당히 많은 관광버스와 관광객에 조금은 놀랐습니다.
아마도 광양 다압면의 매화꽃을 구경하고 하동 평사리의 최참판댁까지 둘러보는 관광객들인가 봅니다.
마침 매화꽃이 제철이다 보니 섬진강가의 도로가 막힐 정도로 관광객이 많이 몰렸더군요.
일찍 하산을 한터라 돌아오는 길에 광양 망덕포구에서 요즘 한참 나오는 벚굴 맛을 보았는데 몇개 먹으면 바로 질려버리지만 그래도 1년중 매화꽃 피기 시작할 무렵부터 벚꽃이 만개할 때까지 약 한달 정도만 맛볼 수 있는 것이라서인지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고 요즘은 몇년전보다 값도 더 나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른 손바닥 크기 1개당 약 3천원 정도 시세인듯..
겉껍질은 손바닥 만하지만 알맹이는 한입에 들어갈 정도밖에 안되니 보기 보다는 먹잘것이 없는 편이지요.
그래도 벚굴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재미로? 아니면 추억쌓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