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백운아트홀에서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박트리오 & 화사모 처음 들어본지라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고,
별반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전광방 게시판에 안내 글도 올리지 않았고요.
그런데 기대밖의 음악감상을 했습니다.
추첨 운이 좋아서 가운데 부분의 앞에서 5번째 줄이었으니 연주자들의 표정도 비교적 생생히 볼 수 있었으며..
몇년만에 트리오 공연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바이올린과 첼로의 솔로 연주 부분에서 오디오 음과 다른점과 유사함 점을 나름데로 생각해보는 기회도 된 시간이었습니다.
바이올린 솔로 연주 소리에서는 회고적이라는 단어와 쌉싸름한 맛이 생각났고,
최근에 드라곤성님의 감상실에서 들어보았던 탄노이 실버15인치에서도 쌉싸름한 맛이 나는구나 싶었는데 유사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과
실버15인치에서의 바이올린 소리에서는 날이 선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실연에서 듣는 바이올린은 날이 선예하지 않고 비교적 매끄럽게 들렸다는 차이점을 느꼈습니다.
첼로 솔로 연주 소리에서는 윤기나는 그윽함이 느껴졌는데..
작년에 순천의 배샘댁 소리에서 느꼈던 윤기나는 느낌을 첼로 솔로에서 동일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오디오로 재생하는 바흐 무반주 첼로 소리는 뭐랄까 굉장히 다이나믹하기도 하고 풍부한 느낌도 드는데 실연에서는 힘과 풍부한 맛이 덜 느껴지는 차이점도 있더군요.
소규모 극장에서 들으면 다른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백운아트홀은 천석이 넘는 곳이니까 차이점도 있으리라고 여겨집니다.
박트리오 연주에서 첫곡으로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 마지막 곡으로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들었는데 기대 이상의 연주 솜씨에 놀라움과 기쁨이 함께 하면서 박수를 많이 쳤습니다.
박트리오 연주 중간에 화사모라는 합창단의 노래를 4곡 들었는데
화음을 사랑하는 모임의 줄임말로 서울사대부고 동창생들끼리 만든 합창단이라는 소개와 함께 60대 중반 정도의 나이든 분들이(여자 25명, 남자 15명) 무대로 나오길레..
속으로 에헤~ 늙은 양반들이 합창을?
그런데 왠걸 첫곡으로 남촌이라는 곡을 부르는데 캬~ 증말 대단한 실력이더군요.
40명이 노래를 하는데 단 한사람도 나데거나 거슬리게 들리는 부분이 없었으며
소프라노, 앨토, 테너, 베이스 4성부로 나눠서 부르는 걸로 들었는데 대단한 화음이었습니다.
저도 동네 성당의 성가대를 7~8년 정도 하다보니까 물론 좀 건성이기는 합니다만,
매년 부활절과 성탄절 때면 특송을 줄창 연습하면서 미사곡을 부른 경험이 쌓이다 보니 화사모라는 양반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으면 저정도일까 싶더군요.
놀라움과 함께 존경심이 발동할 정도였습니다.
앵콜곡으로 바위섬을 들려주셨는데..
저도 간혹 노래방에서 바위섬을 불러봅니다만 증말 아름답게 부르더군요.
그리고 해설자로 나온 장일범 선생님을 가까이에서 본것도 오늘의 수확이었습니다.
FM방송에서 목소리는 자주 들었고,
오스트리아에서 하는 신년음악회 중계할 때 몇번 본적이 있었던 그 양반이더군요.
백운아트홀에서 소편성 공연을 하면 다음에는 제가 전광방에 게시를 할테니 많이들 함께 봤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