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권석민입니다.
입추에 말복까지 지났음에도 아직 늦더위가 수그러들지 않는군요.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광복절 휴일에 아이들 모두 학원에 가고 한가하게 보내던 오후에
집사람과 함께 용산 전자상가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오디오샵의 사장님도 볼 겸, 새로 매장을 오픈한
코X 사운드에 계셨던 박** 님도 찾아뵐 겸... 정말로 오랫만에
오디오샵 순례를 했습니다.
특별히 구하고자 하는 물건이 있거나 관심이 있는 제품을 보려고
의도적으로 간 것이 아니기에 용산의 분위기를 나름대로 차분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찾아간 오디오 샵은 이미 모든 물건을 처분하고 텅빈 가게터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렇잖아도 매장을 정리하신다고 몇주 전부터
인터넷 장터 등지에 재고품 판매 글을 올리시곤 하였는데... 제가
한발 늦게 찾아간 꼴이 되었습니다. 좀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쩌면 조금 더 발빠른 판단을 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스스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바로 옆에 새로 문을 열고 주로 B&W 제품을 취급하시는 박사장님도
마침 가게를 비우고 문이 잠겨 있더군요. 내부를 그냥 창을 통해
둘러보고만 돌아왔지만, 휴일 낮에 가게를 비운다는 것은 그리 반가운
현상은 아닌 것 같아 이 역시 좀 씁쓸했습니다. 좀 더 기다려 만나보고
갈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집사람도 있고 해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러면서 좀 관심을 가지고 가게들을 돌아다녀보니 일단 구경하는
사람들도 과저보다 무척 적었습니다. 물론 매장 안에서 상담을
하거나 음악을 들어보는 손님들의 숫자는 더 적었고... 아직 휴가철이
끝나지 않아서 사람이 적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요즘의 불경기를 잘
대변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초고가 제품들을 진열해 놓은 많은 가게들을 보면, 경기와
상관없이 장사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아한 생각도 들고...
아무튼 아이러니컬한 오디오 샵의 분위기를 느끼고 상가를 빠져나왔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느끼시는지요...? 그럼, 이만 줄입니다.
권 석 민
05-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