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뮤직 스트리밍-스마트 스피커 수요 폭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 격리 여파로 스트리밍 뮤직과 스마트 스피커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국내 극장 관객의 경우 하루 전국 관객이 채 10만명 안 될 정도로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의 유명 클래식 콘서트와 오페라 전문 인터넷방송 메디치TV(Medici.tv)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한 지난 3~4월의 5주 동안 메디치TV 앱 이용자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3월의 경우 이용자수가 40만명 가량이었는데 이 중 대다수가 첫 방문자였다. 2만2000명에 달하는 유료 이용자는 2월 대비 3월에만 2000명이 늘어났다.
메디치TV의 이같은 이용자 증가 추세는 웹과 앱 분석 사이트 시밀러웹(SimilarWeb)에서도 잘 드러났다. 시밀러웹의 4월 통계에 따르면 메디치TV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3월부터 이용자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4월의 경우 3월 대비 33.17% 증가했고, 국가별로는 프랑스(84.34%), 미국(23.16%), 러시아(9.88%) 순으로 이용자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닐슨뮤직(Nielson Music) 설문 조사에서는 지난 3월 마지막 2주 동안 조사 대상자의 38%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신규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클래식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프라임포닉(Primephonic) 통계에서도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한 지난 3월 첫 주에 클래식 음악 스트리밍 건수가 평소보다 20% 늘었다. 특히 미국보다 앞서 ‘집에 머물기'(stay at home) 정책을 펴온 프랑스에서는 평소보다 5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음악을 듣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스포티파이, 아마존 뮤직, 애플 뮤직 등을 들을 수 있는 스마트 스피커 판매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의 디지털 리서치 회사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지난 4월에만 스마트 스피커 판매량이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8~29세 소비자의 48%가 이 기간 스마트 스피커를 평소보다 더 많이 사용했다.
코로나 시대는 자주 듣는 음악 장르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스포티파이(Spotify)에 따르면 3월 중순~4월 중순 스트리밍 음원 톱200에서 신규 팝 앨범 스트리밍은 28% 감소한 반면, ‘앳 홈'(At Home) 플레이리스트에 포함된 올디스 곡들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팝과 랩, 알앤비 장르 수요는 줄고 클래식과 포크, 동요가 크게 늘어난 것. 스포티파이는 “사람들이 모여 파티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요리나 집안 일을 하면서 들을 수 있는 음악과 플레이리스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멜론의 4월 톱100에서도 상위 10위 곡 중 6곡이 모두 드라마 OST인 점도 이같은 코로나 시대의 사회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인 조정석의 '이로하'가 2위, '이태원 클라쓰' OST인 가호의 '시작'이 3위, '멜로가 체질' OST인 장범준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가 4위에 올랐다.
이에 비해 코로나 시대에 직격탄을 맞은 영화관의 경우 3~4월 하루 관객수가 전국 10만명이 안됐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4월30일 전체 관객수는 10만6912명으로, 지난 3월14일(10만2321명) 이후 47일만에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었다. 특히 4월13일에는 하루 관객이 1만5805명에 불과할 정도로 영화관이 극도로 외면을 받았다. 4월 한 달 누적 관객수는 97만2483명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