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디자인이 빛난
오디오 10선

복고풍을 뜻하는 레트로(Retro) 열풍이 좀체 식지 않고 있습니다. 1960~90년대 옛 기기나 생활용품, 패션, 음악 등이 추억을 소환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지요. 레트로 열풍은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의 감성에도 크게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레트로 제품은 신기한 신상품, 즉 뉴트로(Newtro) 제품이 되는 것이지요.

오디오도 예외는 아닙니다. 1970~80년대 큰 인기를 모았던 카세트 플레이어가 2020년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신제품으로 출시되거나, 1950~6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영국 브랜드 리크(Leak)가 40년 만에 부활한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매킨토시, 탄노이, 클립쉬, 린 등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에서 레트로 디자인의 제품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레트로 디자인이 빛난 오디오 10선을 추려봤습니다. 

Leak Audio Stereo 130, CDT

첫 제품은 리크(Leak)의 인티앰프 Stereo 130과 CD 트랜스포트 CDT입니다. 쿼드, 와피데일, 오디오랩 등을 거느린 다국적 오디오 기업 IAG는 최근 리크 브랜드를 부활시켰는데요, 그 첫 라인업이 이 인티앰프와 CDT입니다. 그냥 한눈에 봐도 레트로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운 Stereo 130은 1963년에 나왔던 업계 최초의 트랜지스터 앰프 Stereo 30을 모델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안에는 DAC과 MM 포노스테이지, 헤드폰 앰프까지 갖춘 거의 올인원급 인티앰프라 하겠습니다. 

We Are Rewind Cassette Player

프랑스 제작사 위 아 리와인드(We Are Rewind)는 블루투스 5.0을 지원하는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Cassette Player를 오는 9월 출시할 예정입니다. 현재 프리오더를 받고 있는데, 딱 필요한 버튼만 갖춘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카세트 플레이어를 접하지 못한 요즘 10, 20대들에게는 그야말로 ‘뉴트로'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GPO Retro Ambassador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아예 레트로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도 있습니다. 영국 GPO 레트로(GPO Retro)의 경우 회사 자체가 레트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결성된 디자이너 그룹 ProTelX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GPO 역시 ‘General Post Office’, 즉 영국의 중앙 우체국을 뜻하는데 GPO는 우편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화기까지 생산하며 19~20세기 디자인 돌풍을 일으킨 곳입니다. GPO 레트로는 이에 따라 전화기뿐만 아니라 앰배서더(Ambassador) 포터블 턴테이블, 윈체스터(Winchester) 라디오 등 1950~70년대 디자인의 여러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Roberts Revival RD70

1932년에 설립된 영국 로버츠 라디오(Roberts)는 클래식 디자인의 FM 라디오 Vintage(빈티지), 외관은 레트로풍이지만 스포티파이와 인터넷 라디오를 지원하는 Revival RD70(리바이벌 RD70) 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리바이벌 시리즈는 아내의 핸드백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JBL L82 Classic

JBL과 탄노이는 1960, 70년대 큰 인기를 모았던 자사 제품을 전격 부활시키면서 이러한 레트로 열풍에 동참했습니다. JBL은 2018년 L100 Classic에 이어 올해 L82 Classic을 내놓았는데, L82는 1970년에 나왔던 오리지널 모델을 리바이벌시킨 스피커입니다. 무엇보다 1인치 티타늄 돔 트위터와 8인치 펄프 콘 미드우퍼를 덮은 격자 모양의 전면 스펀지 그릴(Quadrex foam grille)이 추억을 돋게 만듭니다.  

Tannoy Arden

탄노이 스피커 중에서는 지난 2017년에 등장한 레거시(Legacy)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1974년에 출시돼 70년대 내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HPD(High Performance Dual) 라인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덴(Arden), 체비옷(Cheviot), 이튼(Eaton) 스피커를 선보인 것이지요. 아덴의 경우 무려 15인치에 달하는 듀얼 콘센트릭(Dual Concentric) 동축 유닛을 쓴 점부터가 레트로 디자인의 강렬한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한편 몇몇 브랜드는 60, 70년대에 나왔던 자사 제품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해오며 자연스럽게 레트로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961년에 처음 출시된 현재 6세대 모델로 진화한 매킨토시의 MC275, 1972년에 처음 출시돼 전 세계 턴테이블 애호가들의 로망으로 자리 잡은 린의 LP12, 1959년에 처음 출시돼 현재 4세대 모델이 활약 중인 클립시의 콘월 포(Cornwall IV) 등이 바로 이들입니다. 

McIntosh MC275 

매킨토시의 MC275는 왼쪽 측면에 스피커 바인딩 포스트와 입출력 단자를 갖춘 독특한 디자인도 인상적이지만, 출력관 KT88 4개, 초단 및 드라이브관에 쌍3극관 7개를 배치하고 매킨토시 진공관 앰프에 빠짐없이 투입되는 유니티 커플드(Unity Coupled Circuit) 설계를 지금까지 유지하는 점이 놀랍습니다. 

Linn Klimax LP12

린의 LP12는 현재 클라이맥스(Klimax), 어큐레이트(Akurate), 매지크(Majik) 등 3개 모델이 마련됐는데 모두 1972년에 나온 Sondek(손덱) LP12를 베이스로 하고 있습니다. 손덱 LP12는 이후 서브 플래터, 베어링, 고무 발, 암보드, 플린스 등 턴테이블 각 부품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해오며 롱런해오고 있습니다. 

Klipsch Cornwall IV

클립쉬의 콘월 포(Cornwall IV)는 3웨이, 3유닛 스피커인데, 무엇보다 고역과 중역대에 혼과 컴프레션 드라이버 조합, 우퍼로 무려 15인치 드라이버를 채택한 점이 눈길을 끕니다. 혼 로딩 방식을 채택한 스피커답게 감도가 102dB나 되는 점이 앰프 출력이 약했던 50,60년대를 강렬히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Rogers LS3/5a Classic

끝으로, BBC 모니터 스피커들도 레트로 디자인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출시된 로저스(Logers)의 LS3/5a Classic입니다. 1975년 처음으로 BBC LS3/5a 스피커를 상업용으로 출시한 제작사가 바로 로저스죠. 그릴을 떼어내면 옛 고가구를 연상시키는 각종 디자인 팩터들이 눈길을 끕니다. 그릴에 붙는 벨크로, 트위터를 둘러싼 두툼한 사각 펠트, 심지어 벨크로에는 돌아가며 큼지막한 스테이플이 박혀있기까지 합니다. 

LS3/5a Classic은 외관뿐만 아니라 유닛이나 인클로저 등 뼛속까지 레트로입니다. 마일라 코팅한 19mm 소프트 돔 트위터, 벡스트렌 재질의 110mm 콘 미드우퍼, 15옴이라는 높은 임피던스, 얇은 두께의 밀폐형 인클로저까지 BBC가 1970년대 초 개발한 모니터 스피커 LS3/5a DNA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