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N801이나 유토피아 같은 대형 스피커를 작은 공간에서 쓰고자 하면, 공간이 작아서 문제다 라고 하는 말씀들을 하십니다.
공간과 스피커 크기에 관해 간단한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공간이 넓으면 넓을수록 좋은가?
일단 음향공간에서 내 시스템-앰프, 스피커- 이 내가 원하는 음량으로 잘 재생할 수 있다는 걸 전제로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LS3/5a 같은 경우 넓은 공간에서 어느 정도 큰 소리로 울리려고 하면 제대로 재생이 안 될 테니까요.
방이 넓을수록 음의 옥타브별 공진주파수 갯수가 많아지고, 방안의 음향특성이 균일해지고,
둘째 반사파에 의한 잔향 등 공간감을 느낄 수 있을것이니, 이것은 장점일 것입니다.
반면 중소형 밀폐형 스피커의 경우 작은 밀폐된 공간에서 들으면 룸 게인에 의해 저음이 어느정도 보상이 되는데, 방이 커지면 안그래도 없는 저음역이 더 줄어 들테니.. 이것은 단점일 것입니다. 중소형 스피커의 저음에 불만이 있는 분이면, 더더욱 문제가 되겠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위의 가정과 달리 소형기가 넓은 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음량을 낼 수 없을때는, 그 음량을 내줄수 있는 작은 공간이 더 나을 것입니다.
2. 작은 음향공간에서 대형기를 써도 별 문제는 없는가?
이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방의 장축의 공진주파수 말씀하시면서, 그 공진주파수 소리가 나면 부밍이 일어나고 음악 못들을 것처럼 말씀하시는데요.
몇가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우선 방은 일반적으로 육면체입니다. 장축 하나만 있는게 아니지요. 다른 두 축에서도 축길이가 주파수의 반파장에 해당하는 주파수근처에서 공진이 일어납니다.
3.5m * 4.5m * 2.2m(높이) 인 4.8평 방이면, 48.6Hz, 37.8hz, 77.3hz 근처에서 다 공진이 일어납니다.
5m * 7.7m * 2.8m(높이)인 11.7평 방이라고 해도 34Hz, 22.1Hz, 60.7hz근처에서 공진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저 주파수의 배수인 주파수에서도 공진이 일어나지요. 즉 11.7평방이면 44.2, 66.3, 68hz, 88.4hz에서도 공진이 일어납니다.
그 부밍이라고 하는 것 장축 길이인 37.8hz(5.5평방), 22.1hz(11.7평방)에서만 일어나는게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거기에 내가 듣는 청취위치에 따라서 저음의 음량은 엄청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4.8평방에서 37.8hz는 공진주파수지만 방의 정가운데에서 들으면 37.8hz 근처가 거의 들리지 않을겁니다. 반면 소파가 방의 장축쪽 끝에 있어 거기 등을 기대고 앉아서 듣는다..고 하면 공진주파수의 공진효과가 최대가 되겠지요.
대형 영화관에서도 청취위치에 따라 저음 주파수별로 주파수 특성이 출렁거립니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넓은 집, 넓은 방이라해도 마찬가지이죠.
이 말을 드리는 건, 저음부분에서 문제가 되는 건 모든 분들이 이야기하시는 최장축의 축모드 공진만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최장축이 아닌 다른 축도 있고, 저음부분은 청취위치가 엄청나게 영향을 미치므로, 최장축 축모드 공진주파수의 공진때문에 그 주파수 아래로 재생하는 대형기 못 쓴다 하는 건.. 좀. 과장이라고 봅니다.
여기까지 요약은.. 음향공간의 최장축 축모드 공진은 대형기 쓰는데의 제한점이긴 하지만, 저음 재생에서 여러문제중의 하나일뿐이라는 것.
반면 대형기의 장점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우선, 어짜피 대형기를 들여놓을 생각을 하는 분들은, 대형기가 재생하는 저음을 원하시기 때문일 겁니다(다른 것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북셀프들의 실제적인 저음 재생대역(1m위치에서 100dB이상 재생가능)은 60Hz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예전에 쓰던 Nautilus 802만 해도 저음 재생대역은 40Hz대였습니다. 30Hz대는 100dB로는 제대로 내지 못하였습니다.
피아노의 최저음이 27hz, 하프 최저음이 32hz, 튜바와 베이스의 최저음이 41Hz 정도입니다.
따라서 튜바와 베이스만 해도 여유있게 재생하려고 하면 N802급은 되어야 합니다.
잘 녹음된 교향곡이나 관현악 총주에서 큰북을 무리없이 울리거나, 제대로 녹음된 오르간의 저음을 느낀다는 건, 대형기가 아니면 느끼기 힘들지요.
둘째. 북셀프를 쓰면 제대로 저음이 녹음된 음반을 들으면 저음부가 혼탁해 집니다.
예를 들어 북셀프에 30Hz소리가 100dB신호로 입력된다고 생각해 보지요.
북셀프니까 30Hz소리가 감쇄되어서 잘 나오지 않겠지.. 정도만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북셀프에서 30Hz 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대신, 30Hz의 하모닉 디스토션인 60Hz의 소리가 80-90dB가량 출력되어 나옵니다.
40Hz 큰 소리가 입력되면 80hz가 상당한 크기로 나오지요.
즉 제대로 녹음된 음반의 관현악 총주가 나오면, 큰 북소리가 나올때 60-80hz대에 걸치는 악기 소리들은 북소리때문에 혼탁해지게 될 겁니다.
이런 것은 저음을 제대로 재생하는 대형기를 쓰면 발생하지 않지요. 대형기를 쓸때 관현악 총주소리가 북셀프보다 낫다고 하는 점은 저음 재생부분과도 관계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대형기를 쓸때의 장점은
저음역의 무리없는 재생과 북셀프 쓸때의 60-80hz대 소리의 혼탁 방지.
이러한 점을 볼때. 깊은 저역을 원하는 분이라면, 비교적 좁은공간에서 대형기를 쓰는 것이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깊은 저역이 필요한 악기들과 그 악기들의 소리가 다이내믹레인지 컴프레션이나 주파수 조절없이 잘 녹음된 소스를 듣는 경우에만 그럴 것입니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