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지난 4월 비가 억수같이 오는날 삼성동에서 열렸던 오디오 쇼에 갔을 때 였습니다.

참으로 많은 메이커들의 수많은 소리들을 들어봤었는데 그당시 기억에 남는 소리가 몇군데 있었습니다. 그 중 한곳이 바쿤AMP-11R을 전시한 부스였었는데... 소리가 유독 맑고 청아하였습니다.

정말 작은 몸집의 앰프인데 부스를 가득 채우는 드라이빙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는 느낌이 들었지요...

부스앞에는 AMP-11R을 AKG앰프와 함께 청음을 할 수 있게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헤드폰 단자가 옆면에 살짝 숨겨져 있는 것이 무척이나 반갑더군요 ^^;;; 

시끄러운 주변환경 때문에 도저히 제대로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만...

어쨌든  그때부터 참 이 앰프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던 거 같습니다.

꼭 한번 들어봐야 겠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반갑게도 하이파이클럽에서 '나는리뷰어다' 이벤트를 열어 주시더군요.. 하클에 신청을하고 몇일 후에 평가단에 선정되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연락받고 언제갈까? 고민하다가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다음날 다른일 다 제껴두고 가방에 CD랑 헤드폰 사진기 한가득 챙겨넣고 .. 하클로 출발했습니다.

1. 외관

정말 깔끔합니다.

알루미늄 통절삭으로 만든 케이스는 그냥 보기만해도 이쁘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깔끔한 디자인이었습니다.
전면부터 위쪽 뒷면까지 일체감있는 디자인은 제품 이미지를 좀 더 업그레이드를 시켜 주는 것 같습니다.

2. 첫번째 조합 MERIDIAN 596 dvd player

메르디안 하면 제가 처음 헤드파이 시작할때부터 인연이 깊은 CDP입니다. 

206, 507.24 정말 만족스럽게 사용했고 206은 아직도 소장하고 있을 만큼 좋아하는 기기입니다.

596또한 CD를 넣고 재생해보니 메르디안 특유의 음색이 느껴집니다.

오랫동안 저희집 소스기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더더욱 친근하기도 했구요

부드럽고 풍부한 사운드는 칼같은 해상력은 떨어져서 아쉽지만 상당히 푸근하게 느껴지는데요...

이런 특징은 HD800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허전한 느낌을 잘 보완해 주기도 했습니다.

소편성이나 보컬이 들어간 음반에서는 상당히 괜찮은 매칭과 함께.. 흥겨운 음악을 즐길 수가 있었습니다.

마치 간단하게 치즈와 와인 한잔 기분이랄까요... ^^

I3 CPU가 장착된 무소음 팬리스, 솜사의 노이즈필터와 USB 3.0카드가 적용된 PC로 들어봤습니다.

DAC는 린데만 USB DAC였고 바쿤에서 나온 BPS배터리팩으로 추가 무장한 세팅이었습니다.

재생 프로그램은 JRIVER와 JPLAY로 들어봤습니다.

소스기기를 PC로 바꾸니 해상력과 밀도감이 최신기기라 많이 좋아졌습니다.

바쿤의 섬세한 드라이빙 능력도 좀 더 빛을 발휘했구요...무엇보다도 클래식 대편성이 들을만 해졌다는 겁니다.

4. 세번째 Meridian Sooloos System

다음으로 소스기기를 술루스로 바꿔서 청음했습니다.

처음 듣는 순간 정말 소리가 이름처럼 술~술 나옵니다. ^^

메르디안 특유의 음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엄청난 해상력과 정보량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앞에서 들었던 시스템과는 확연히 차별된 하이엔드급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클래식 대편성을 들으면 각 파트별 악기의 위치와 디테일한 묘사력을 궂이 귀 귀울여 듣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들려오는 느낌이랄까요 ^^;;;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조작또한 편리했는데요 cd를 넣으면 알아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정보를 가져오고 리핑을 합니다.리핑중에도 재생이 가능하구요... 또한 같은 음반이 있으면 메세지가 뜨기도 하더군요 ㅎㅎ  

이 시스템의 단점이라면 아직까지는 상당히 고가라는 것인데요...
좀 더 대중화가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4. AMP-11R의 사운드

자! 그럼 AMP-11R의 소리는 어땠을까요? 첫 느낌은 상당히 생동감이 넘치고 밝은 느낌이 든다 입니다. 결코 가벼워서 위로 떠버리는 소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밑으로 쫙 가라앉는 소리도 아니었습니다. 해상력은 제가 사용해봤던 상급 헤드폰 앰프와 비교해봐도 전혀 손색이 없을정도의 수준입니다.

댐핑은 강하다기보다는적당한 수준입니다.

오히려 헤드파이에서 이부분이 강하면 귀가 쉽게 피로해지는데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듯 합니다.

그리고 투명함은 정말 발군입니다. 마치 수정을 보는듯한 깨끗함이랄까요? 대신 묵직한 저역은 그다지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저역이 실종될 정도의 수준은 아닙니다.

여러음반을 들어보면 콘트라베이스음이 상당히 깨끗하고 정확하게 들리는 점을 보면 저역이 나쁘다고 볼수는 없을거 같습니다.

위에 3가지 소스기기 조합으로 HD800 헤드폰과 들어봤지만 바쿤앰프의 이쁜 음색과 탁월한 해상력은 여러매칭에서 모두 괜찮은 결과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B&W사의 802 diamond 스피커로도 들어봤지만 놀라울 정도로 유려한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지고 갔던 오디오테크니카 W100, 베이어다이나믹 T1도 잠시 들어보았는데 HD800과의 매칭이 가장 훌륭했습니다. 아마도 HD800의 약간은 허전한 느낌을 잘 채워줘서 그런게 아닐까 싶네여

5. 음반감상평...

가지고 갔던 음반들었던 감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Hilary Harn - 차이코프스키 협주곡

메르디안 596에서는 콘트라베이스의 웅장한 사운드가 아쉽게 느껴집니다만 반면 바이올린의 현울림은 가녀리게 들리지 않고 적당한 두께와 부드러움으로 편안하게 들립니다. pc-fi, 술루스 시스템으로 넘어갈 수록 악기의 정위감과 해상력등은 좋아져서 즐거운 감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Pat Matheny Group [SECRET STORY] 

퓨전재즈의 대표작인 이 음반은 다양한 타악기와 베이스 밀도감 기타의 날카로움이 잘 표현된 음반인데요... 특유의 편안한 공간감이 느껴집니다. 실로폰 같은 타악기소리의 투명한 표현력은 정말 뛰어났구요. 기타와 콘트라베이스의 울림이나 음색또한 밝고 정갈하게 표현되어 졌습니다.

John Patitucci [Remembrance]

베이스 음이 두툼한 본연의 음색으로 확연하게 들려옵니다.

드럼은 다소 평면적이긴 했는데 이건 소스기기의 한계인거 같구요... 심벌소리는 정확하게 들렸습니다. 이음반을 들으면서 바쿤앰프가 재즈와 궁합이 잘 맞다는 느낌을 많이 가졌습니다.

 

메르디안의 적당한 음색과 해상력은 재즈보컬 들을때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는데요

보컬 해원양의 목소리가 매우 부드럽게 들렸습니다.

특히나 바쿤앰프의 생동감이 주는 즐거움이 상당히 크게 어필했던 느낌이 좋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신이 난다고 할까요? 정말 수도없이 많이 들었던 곡인데 가장 즐겁게 들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Daftpunk - Alive 2007

일렉트로니카의 대명사 다프트펑크의 라이브 실황인 이 음반에서 종소리가 인상적인 곡을 들어봤습니다. 종소리는 사운드에 있어서 상당히 짧고도 강렬하게 많은 표현을 해내는 소리인데... 정보량과 해상력이 좋을수록 자연스럽게 들렸습니다.

그리고 깊이감이 느껴지는 저역은 자칫하면 듣기 힘든 부분인데 별 무리없이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6. 결론

잠깐동안 바쿤 AMP-11R을 들어본걸로 이앰프의 전부를 평가하기엔 정말 아쉽긴 하지만...

전에 느꼈던 오디오쇼에서 그랬고 그리고 이번 청음에서도 상당히 맑고 이쁜 음색이 맘에 쏙 와닿았습니다.

마치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성과 데이트 하는 느낌이랄까요 ㅎㅎ;;

약간 흥분되기도하고 음악을 듣고 있을때도 그랬지만 청음 후에도 상당히 설레이는 기분이 가슴에 담아진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용자와 즐거운 소통의 기회를 마련해 준 헤드파이클럽에 감사를 드리구요...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