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어로서의 첫 청음기..바쿤AMP-11R + 젠하이저HD-800
하이파이클럽에서 리뷰어 모집 공고를 보고 몇 번의 시도 끝에 신청을 하게 됐고, 며칠이 지나 잊고 지내는 사이 핸드폰으로 전화가 한통 왔다. 신청했던 청음기에 리뷰어로 선정됐다는 소식이었고, 바로 월요일~토요일 사이 언제 방문할 예정인지를 물어왔다...
일단 내심 선정된 것에 정말 기뻤다....감사~감사~^^
직장인으로 회사의 꽉 짜여진 업무시간을 피해 하클을 방문하기란 통화하면서 바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안 되었고, 생각 좀 해보고 연락 주겠다는 말로 일단 전화를 끊었다...
정말이지...직장인으로는 주말 빼고 주중에 오디오샵 영업시간 내에 방문해 여유부리며 청음할 수 없다는 현실에 답답하게 지내다...이윽고 방법을 한 가지 생각해내어 6월 29일 방문하기로 약속해두고 점심시간까지 포함 약 2시간을 확보하여 하클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방문하는 날 왜 그리도 비가 쏟아지는지 가는 동안 짜증날만도 했지만 기대되는 청음에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매장에서도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기다려주고 맛난 다과에 커피까지 챙겨주신 사장님 및 직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디오 생활하면서 리뷰어는 처음 해 보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나름 며칠동안 생각하며 준비해간 음반 몇 장이 준비한 모두였지만 한 장 한 장 CD를 바꿔가면 들은 음악은 새롭게 느껴질 만큼 신선함을 안겨주었습니다. 긴장감도 있었어요....이후에 글을 써야한다는 괜한 생각에ㅎㅎㅎ
제가 음악을 클래식보다는 팝이나 가요쪽으로 많이 듣는 편이라 최근 가장 많이 듣고 있는 음반위주로 준비해 갔습니다.
1. 마이클잭슨의 마이클
- Monster
- Behind The Mask
2. KBS미디어의 세상의 모든음악 3집
- Morning in Madrid
- Dona, Dona
3. The Exxential Kenny G
- Brazil
- Forever in Love
- What a wonderful world - Louis Armstrong with Kenny G
4. 정경화 40주년 기념앨범 중 CD1
- TCHAIKOVSKY :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35
Allegro moderato
저는 바쿤 앰프보다는 헤드폰의 성능에 관심을 가지고 방문해 청음에 집중해 봤습니다.
헤드폰의 만듦새는 고가의 헤드폰답게 귀티가 팍팍 느껴지더군요...누가 보더라도 비싸겠다 생각이 들만합니다. 귀를 완전히 덥고도 공간이 남을 만큼의 크기에 그리 무겁지 않은 무게감으로 오랜 착용에도 그리 피곤하게 느껴질 것 같진 않습니다. 저도 1시간동안 사용해 봤지만 머리 눌림이나 귀 압박으로 인한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위에 적은 음반을 한장씩 바꿔가며 1시간 가까이 음악에 빠져 들어보았습니다.
마이클잭슨의 몬스터는 빠른 비트의 고음,중음,저음 모두 힘있게 느껴볼 수 있는 곡이고 Behind The Mask는 공연장에서의 관객들의 환호성과 코러스를 느껴볼 수 있는 곡으로 마음 속으로 어떤 좋은 음질의 음악이 흘러 나올까 기대하며 플레이하며 들었습니다.
아하...잭슨의 맘껏 높여 부르는 야성에서 느껴지는 고음은 평상시 즐겨듣는 젠하이저 PMX200에서 나오는 그것과 사뭇 다르더군요....좋아하며 2곡을 연이어 들었습니다...하지만, 뭔가 허전합니다. 너무 깨끗하다 해야 할까요...해상력, 정위감 모두 좋았지만 고유의 음악다움이 제가 기대했던 것과는 좀 달랐습니다.
두번 째 세상의 모든 음악 중 들어본 곡은 합창곡이었는데 재현해내는 음악이 일품이었습니다..파트의 구분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번 째 케니지의 낭만적인 섹스폰 소리를 기억하며 들어보았습니다. 섹스폰의 울려주는 여음이라든지 함께 연주된 악기의 재현에 있어서는 확실히 좋았습니다. 루이암스트롱의 노래소리도 그윽히 깔린 고유의 허스키함도 잘 표현해 주었고요..
마지막 정경화의 바이올린 연주곡은 미세한 연주음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까지 재생해 주었으며, 함께 연주되는 악기들의 위치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해상력이 아주 좋았습니다.
모든 곡을 세심히 듣고 기억하겠다 보다는 느껴보자 하며 1시간을 편히 들어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모두 듣고 난 이후 제가 느낀 점은 뭔가가 답답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듣고 기분좋게 일어설 수 있는 시원함이 있어야 하는데, 가슴 속 답답함이 전해져 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재생된 곡 모두 제가 평상시 즐겨듣던 헤드폰에서는 느끼지 못하던 해상력, 정위감, 공간감을 선사해주는 헤드폰이었습니다.
대편성곡을 들어보진 못해 그 진가를 완전히 알았다 할 수 없지만, 젠하이저 HD-800을 듣고 느낀 점은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표현해주는 성격을 가진 헤드폰이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집에와 위에 열거한 곡들을 다시 한번 가지고 있는 헤드폰을 통해 들어봤거든요...집에 있는 앰프 오디오랩8200A에 물린 그라도 SR-80, 젠하이져 PMX-200, 크레신 E-700 세가지를 통해 다시 한 번씩 들어보았는데, 모두에서 저음, 고음의 색깔을 느낄 수 있었지만, 하클에서 들은 HD-800에서는 그런 느낌은 없었고 재생해 주는 데에 충실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연결되는 앰프나 소스기기에 따라서도 다른 성능을 보일 것이란 생각도 들었구요...물론 비교대상이 HD-800만큼의 비싼 동급기기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인정은 받았던 헤드폰과 이어폰이니 비교는 할 수 있다 생각이 듭니다.
헤드폰을 통한 음악세상에 빠져들고자 하시는 분들이라면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만한 값을 치뤄야하긴 하지만 그만큼의 진가 또한 발휘할 수 있는 물건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앰프로 사용된 바쿤의 AMP-11R은 출력이 의심될 정도의 스피커 구동력을 B&W를 통해 듣게 되었는데, 놀라웠습니다. 리뷰나 사용기로만 좋다라고 느끼고 있었는데, 직접 들어보고 만듦새를 보니 꼭 한 번 소장해 보리라하고 다짐이 생기더군요...9월에 프리도 출시된다고 하니 그 때까지 기다려 보고자 합니다.
계획했던 1시간보다는 더 지체하며 이런저런 음악도 듣고 했는데, 더 여유롭게 시간을 갖고 방문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신 것에 하이파이클럽 여러분 모두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앞으로도 오디오를 좋아하는 이들이 기뻐할 수 있는 좋은 이벤트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