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있었던 씨즌개막 연주회와 잔소리들..
작년 씨즌 (여기서 씨즌이라함은 연주회의 씨즌입니다. 여름에 한씨즌이 끝나고, 가을에 다른 씨즌이 시작됩니다.)에도 알렉산드르 드미트리예프 선생님의 쇼스타코비치 8번 공연장에서 감동을 함께 나누었는데, 이번 씨즌의 개막연주회에서도 같이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부랴부랴 전화를 받아서, 준비도 없이 그냥 몸만 갔다왔습니다.
그냥 라흐마니노프 곡이라고하여서, 제가 인터넷으로 확인을 해보니, 프레디 캠프의 라흐마니노프 피협 3번과 라흐마니노프 2번 교향곡을 연주프로그램이 정해졌네요..
와하...라흐마니노프 2번을 실황으로 간만에 들어보는구나!
꿈결같은 3악장을 기대하며 갔습니다.
초대권을 받아서, 제 자리가 어딘지 모르고 가서 확인을 해보니, 그렇게 편한 자리를 아니였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1부 공연은 그 자리에 앉아서 보기로 했습니다.
공연전에 단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연히 씨묜 (오케스트라 첼로부수석, 스트라빈스키 쿼텟 첼로)을 만나서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본인도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프레디 캠프의 등장. 청중을 향해서 인사를 꾸벅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연주는 라흐마니노프 피협 3번! 제가 이 홀에서 들어본 동곡으로는 마츄예프의 연주, 키씬의 연주, 쏘콜로프의 연주, 아쉬케나지의 연주가 기억나며, 그중에 제일 강한 인상으로 기억된 연주는 당연히 쏘콜로프의 카리스마 작렬의 연주!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소름이 돕습니다.
프레디는 검은색 폴라티에 검은색 양복을 입고 나왔습니다. 멀리서도 그의 얼굴에 동양적인 이목구비가 뚜렷하며 (아버지는 독일인, 엄마는 일본사람), 키가 크고 단정한 모양입니다. 그의 아내는 또한 러시아 사람이라고합니다. 나중에 인터뷰를 보아, 자세히 알았는데, 3년간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선생님에게 학업을 받았다고 합니다. 나중에 단원들에게 들은 예긴데, 러시아어도 곧잘 한다고 합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취미 (?)라고 해서, 다양한 언어를 수준급으로 구사한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동서양의 문화를 골고루 섭렵한 인물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연주는 아주 조용하게 시작했습니다.
다소 작은 피아노의 울림이 갓청소년의 모습을 연상하는 연주로 1악장을 들려주었고, 차분하고, 안정적인 연주가 일품입니다. 물론 대가의 반열은 아직 더 가야한다고 생각했지만...(전 요즘은 명연주, 명곡의 선이 점점 희미해지고, 연주자의 연주와 해석을 더욱 존종하려고 합니다. 특히나 라이브에서는 더더욱요.) 그런 의미에서 프레디의 연주는 아주 견실한 연주입니다. 불꽃같은 카리스마는 덜하지만, 그 자신도 이 연주홀이 어떤 자리이며, 어떤 연주자들이 선곳인지, 어떤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는지를 알고 있다면, 좋은 연주였습니다. 마지막 악장에서 더욱 힘을 발하는 모습이 돋보였습니다. 또 한번 느낀 것은 확실히 음반으로 듣는 것과 실황은 차이가 많습니다. 오늘은 자리도 한몫을 했구요...
1부가 끝나고 저는 카톡으로 한국의 몇분에게 사진과 문자를 보냈습니다. ^&^
2부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단원들도 잠시 쉬었다가 다시 자기자리로 돌아가고 있습니디.
2부 공연은 라흐마니노프의 2번 교향곡....아하..정말 기대된다!
레코드로는 러시아 지휘자들의 연주와 (스베틀라노프, 로쥐제스트벤스키, 테미르카노프) 파보 야르비의 티없는 연주가 기억에 남습니다. 플레트뇨프의 연주는 좀..-..-))
2부는 시작부터 공기가 전혀 달랐습니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하나? 연주자들의 진지함이나 지휘자의 카리스마라고나 할까? 청중을 압도하는 낮은 음으로, 주제음이 조용히 울리고, 모두들 집중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악기들과의 대화, 클라리넷과 목관들의 선률...바이올린의 독주등,,,그리고 꿈결같은 3악장...
시작부터 관중들은 자리를 다시 고쳐앉고, 감동받을 준비를 합니다.
중간중간에 집중도가 약간을 떨어진 감이 있지만, 이번 씨즌의 개막으로는 너무 훌륭한 연주였습니다. 연주회 마치고 또 사진을 찍었습니다.
음악하시는 분들은 정말 사진은 잘 못찍으시는 것 같습니다. ^&^ 부탁해서 성공한 적이 거의 없으니 말입니다. 다음엔 사진기 다리를 가져가든가, 사진하는 친구하고 같이 가든지 해야겠습니다. 위에 계신 분들은 알렉산드르 드미트리예프가 이끄는 "아카데미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이시고, 스트라빈스키 쿼텟의 단원이십니다. 내일 영국으로 초청연주회를 한달간 떠나신다고 하네요.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드리고, 사진 하나 찍었습니다. 같이 찍은 사진이 없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