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포노 3인방의 대결 (1)

어제 일요일... 2010년 11월 29일 오후 3시 30분 3도 화상의 뼈아픈 다리를 이끌고 청소를 시작한다. 손님 맞을 준비이다. 새로 리스닝 룸을 꾸미고 튜닝한지 어언 6개월째. 하지만 소리가 개떡같았다. 소리가 개떡 같으니 당연히 오됴 하면서 음악은 뒷전이고 여름이겠다 오됴고 뭐고 잔차질이나 해댔다. 매일같이 나무들 사이의 오솔길을 타고 산과 언덕들을 오르다 보니 굵어진 다리통, 넓어진 폐활량. 검게 그을린 피부. 이정도면 나름 건강해 졌다고 생각한다. 300B의 캐리 모노블럭은 한달전에 서브 개념으로 영입하면서 마음에 다시 오됴를 향한 꿈이 펼쳐졌고. 그 틈 사이에 리스닝 룸의 마지막 튜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리스닝 룸 튜닝은 이제 90% 단계에 접어든 흡족한 단계. (100% 는 있을 수가 없다. ㅎㅎ) 아무튼 룸 튜닝하는데 게으른 건지, 아니면 신경을 과도하게 쓴 것인지 하여간에 뻘짓하면서 룸튜닝을 하는데 6개월이 넘게 걸렸다. 오로지 귀에만 의존한 룸튜닝. 거기에 물건너온 Emission Labs의 300B-XLS 진공관은 정말이지 물건이었다. 후후.. 그런데 아뿔싸.. 지난 화요일 이른 아침. 끓인 물을 내열유리 병에 넣다가 그만 병이 폭발하는 바람에 100도의 펄펄 끓는 물이 내 양쪽 다리에 그대로 덮쳤다. 순식간이었다. 입고 있던 잠옷을 얼른 벗었지만. 벗는 동안에 옷에 닿아있던 피부는 껍데기가 홀랑 벗겨졌다. 걍~ 익어 버렸다. 아~아~ 너무나 끔찍스런 사고 였다. 얼른 수돗물에 진정시켰지만 통증이 너무 심했다. 벗겨진 껍대기를 붕대로 대충 수습하고 아픈다리를 질질끌며 병원에 갔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사 샘의 초진 결과! 헉~ 병원에 당장 입원하라는 마눌의 권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오됴를 하기 위해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기로 했다. 누워있기도 지겹고 짜증날텐데.. 뭣하러 가만히 누워있남? 차라리 그시간에 발전적인 무언가를 하는 게 낫지.

다음날 수요일에 병원엘 다시 찾았다. 어머나? 진료를 받았음에도 어제보다 더 넓어진 화상부위. 화상은 다음날이 되어 봐야 제대로 알수 있다고 의사샘이 말씀하셨다. 하여간 더 넓어진 화상부위.. 3도 화상 2도화상... 아으 아파 죽겠다. 동네 피부과 원장님 왈 '이렇게 심한 화상환자는 근래에 보기 드물었는데. 이거 잘 치료해야 흉터 안남을텐데.. 쯧쯧' 아무래도 흉터는 남을 것 같다는 진단과... ㅠㅠ 아픔을 오됴와 음악... 컴터 게임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친구녀석이 컴터 게임에 몰입하면 통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수 있으니 게임을 권유했다. 요샌 Man Hunt 2라는 스트레스 해소성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사람을 무식하게 때려잡는 좀 사이코패닉성 게임이다. 목요일에는 통증이 가라 않지 않고 오히려더 심해지고 있었다. 끙끙 거리며 집에서 누워있다가 지루해서 음악을 듣고 있는데 하클에서 전화가 온다.

Boulder 포노 스테이지 1008 을 리뷰해달라는 것이었고, 택배로 받는 것이 편하냐 아니면 퀵으로 받는 것이 편하겠냐는 것이었다. 뭐. 오늘 안들어도 죽을일 없으니께 택배로 보내슈~ 소리도 가닥이 잡혔겠다. 집에 언제쯤 초대할거냐고 난리 부르스를 하던 오됴 친구들. 분당의 허자행 님 강남의 홍순재 님 두분 을 일요일 오후에 오시라도 전화했다. 허자행님은 샾에서 잠시 임대한 테너 포노를 요즘 듣고 계셨는데 소리가 엄청 좋다고... 무게가 좀 무겁고 부피가 큰 녀석이지만 오시는 김에 들고 오시라고..... -_- 금요일. 아픈다리를 이끌고 병원에 갔다오니 택배 아찌가 허거걱 무겁네요 하면서 계단을 타면서 볼더 포노를 가져다 주셨다. 참고로 본인이 거주하는 집은 3층인데 5층에 육박하는 지상고가 높은 곳으로 계단이 수십개 였다. 오됴하기 정말 안타까운 그런곳에 있다. 엘리베이터가 있음 좋으련만.. 커다락 박스에 담긴 볼더 포노. 볼더고 나발이고 아픈다리를 이끌고 다시 자리에 누웠다. 저녁에 2세 봉도하가 '아빠아~ 마이 아퍼? 도하아 호~ 해주께 이제 다 나아써~' 하면서 다리를 호호 불어주는 것 아닌가

아픈 다리를 이끌고 잠을 겨우 청했다. 사실 요즘 몇일 동안 쓰라립고 따갑고 저리고 기타등등의 통증에 잠못이루는 밤을 몇일 동안 보냈는지 모르겠다. 제길슨.. 덴장... 내일 일요일에는 볼더와 다즐과 테너 포노 자웅이 있을것 같다. 이제 29개월을 맞이한 봉도하. 미래에는 이 녀석도 분명 오됴 파일이 될 것이다. 요즘 튜닝하고 있는 소너스파베르 Liuto Monitor Wood와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