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이 아니구요..
제 친구 L 의 집에요...
새로운 기기를 들인다는 것은 오디오 파일에게 너무 즐거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제게 처음 고급 오디오의 세계를 알게 해준 제 친구 L 은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나는 궁극의 스피커로 탄노이로 갈거야. 그 풀레인지에서 나오는 소리의 질감, 첼로 현을 긁을 때의 그 소름 돋는 전율.....! 탄노이가 최고야."라고 늘 말해 왔습니다. 그런 사람이 쌩뚱 맞게 프로악 1SC를 울리고 있으니 그동안 고생 많았던 것이지요. 거기다 소스가 제가 조금 많이 싫어하는 스텔로 CDA200 입니다. 물론 동사의 DAC와 함께. 결이 가늘고 톡톡쏘는 고역 때문에 그 시스템을 저는 싫어 하기도 했고, 고음역에서 여성 보컬을 특유의 착색으로 진하게 뽑아내는 그 프로악 1SC의 음색때문에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스털링 HE를 그제 들였습니다. 쌩뚱 맞게 신품으로.....
다 저때문이지요.. 제가 캐리 300B를 들이고 초단관 튜닝을 하고, 이것 저것 악세사리를 들이는 동안 L에게 가공할 뽐뿌를 많이 했거든요. "난 이앰프가 너무 좋아. 특히 그 고역의 하늘거리는 탱탱함... CV181 로 드라이브관을 바꾸고 나니 가늘던 중역에 살집까지 붙었네.. 이보다 좋을 수가.. 927BE와도 크게 불만 없지만, 난 저넘에게 맞는 신부를 꼭 들여 줄거야.. 솜스피커의 포이즈가 좋을까... 장덕수 오디오의 자비앙이 좋을까.... 아니면 싹 다 팔아버리고 단숨에 풀레인지 혼으로??? ㅎㅎㅎ" 이런 말들을 그에게 만날때 마다 했거든요.
사실 제가 시간이 좀 나면 송영진 선생님이나 이규탁 선생님의 도움을 조금 받아 내부 선재나 부품의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중고로 팔 생각을 하면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저넘을 꼭 서브로 가지고 가고 싶어서요... 저넘이 할 수있는 궁극을 한번 찾아 보아야지요..
하여간 만날때마다 재잘대는 저의 앰프 자랑에 그 친구는 "그러지 말고 탄노이를 들여. 그러면 모든 속세의 고통을 잊고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어." 라고 말하곤 했지요. 그러더니 자충수에 넘어간 것인지 자기가 탄노이를 들이더군요.. 헉..
며칠 전 심심해서 밤 11시쯤 거기에 갔다가 그넘을 보고 깜짝 놀랐지요. 약간 작은 키에 실망하기는 했지만, 그 마감이나 모양새는 L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모습이었습니다.
"와~~~~ 추카 추카!!! 이제 캐리 들일일만 남았네! ㅎㅎㅎ"
"아!!! 나는 K와는 틀려.. 난 음악 매니아야.. 그냥 어디에 물려서 소리가 나오든 탄노이가 울어 주기만 하면 좋아. 이 씨쓰템!!!!! 그대로 가지고 갈 거야!!!!" (이때 이미 소주가 몇병 나동그라져 있을 때지요)
"그래도 탄노이에 슈퍼트위터 정도는 기본인데.. ST150 한번 알아봐???"
"스털링 HE (HE를 강조하더군요)는 그런거 필요 없어."
"프로악의 착색된 고역에 착색된 귀가 탄노이의 답답함을 과연 가만 놔둘수 있을까?"
"난 지금도 너~~~무 좋아."
"그럼 내 캐리랑 불칸이라 맞짱 한번 뜰까?"
"쪼~~~치!! 그치만 말야. 나는 설령 캐리가 이긴다 해도 그냥 불칸 쓸거야."
"캐리를 들어보시구 그런 말을 하시징~~"(에궁.. 얼굴들이 벌그레 해가지구.... 혀들이 다 꼬여가지구... 어른들 보시면 맞을 일입니다)
그도 좋아하고 저도 좋았습니다. 그날 저녁 소주를 몇병을 비웠는지 L은 탄노이 앞에서 쓰러져 자고,(그때까지 빌스마의 첼로소리가 탄노이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저도 졸다가 바드시 새벽 3시가 넘어서야 깨서 집으로 왔습니다. L... 사랑하는 탄노이 앞에서 아침을 맞는 기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참, 저는 불행하게도 완전싱글이라 오됴만 끼고 살지만, 그 친구는 빼어난 미모의 여친이 있거든요. 그 여친은 당분간 L을 만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ㅉㅉㅉ. 전 시간 많은데.. ㅎㅎ
하여간 시간이 좀 지나 탄노이의 에이징이 끝나면(매뉴얼에 20시간이라고 되어 있다데요. 풀레인지는 그렇게 빨리 에이징 되나요?) 저의 프리마와 CV181과 KR300B, 피카소 로듐파워로 중무장한 캐리가 그 넘을 정복하러(?) 갈겁니다.
또 그넘이 키가 좀 작아서 받침대가 하나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받침대 뽐뿌 들어갈 예정입니다. 탄노이에는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 줘야죠.^^ 이규탁 선생님께서 아주 멋진 넘을 하나 추천해 주셨거든요.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