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
어른 손바닥만하다고 하면 과장일까. 어쨓든 크기가 매우작다. 여성잡지를 반으로 접은정도의 크기다. 무게는 약 2.5kg정도인것 같다. 마감은 흔히들 피아노마감이라고 불리는 검정색 하이그로시 이고, 스피커 연결은 싱글와이어링에 꽤 굵은 케이블도 소화할수 있는 그럴듯한 단자가 달려있다. 일단 사방이 꽉 막힌 밀폐형이고 두드려 보아도 공진이 전혀없어 상당히 깔끔한 소리가 나오리라는 예감이 든다. 트위터는 엑체냉각방식의 소프크돔이고, 우퍼는(사실 우퍼라고 하기엔 너무 작지만) 4.5인치짜리가 올망졸망 달려있다. av용 사용을 전제로 한듯 방자형 설계다.
Spec
85Hz~25kHz로 표기되어 있어 저역이 상당히 커트 되어있음을 알수 있고, 음압은 누가 밀폐형 아니랠까봐 86dB로 낮은 편이다. 임피던스는 8옴이고, minimum으로는 7.5옴까지로 되어있어, 특정주파수에서 그리 까탈을 부릴 것 같진 않다. 파워는 15~100W까지 소화하는것으로 되어있어 쪼끄만게 제법이다라는 생각이 들게한다. 크로스오버는 약간 낮은 2.2kHz되어 있어 낮은 고역의 표현이 좀 엷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음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음질이다. 전 주인이 충분히 사용을 하여 별도의 에이징 없이도 제 실력을 충분히 뽑아낸다고 보고 들어 보았다. 우선 차분히 앉아 케이블을 연결하고, 토인을 적당히 준채로 바이올린 협주곡을 걸어봤다(정경화,콘드라신,베토벤). 이음반은 정경화의 바이올린이 좀 메마른듯 들리는 인상인데, 수퍼제로(이하 이놈으로 칭함)는 많은 윤기를 부여하여 상당히 부드럽게 표현한다. 대체로 밀폐형의 작은 스피커들이 마른 소리를 들려준 경우가 많았는데, 이놈은 의외이다. 다른 바이올린 곡을 몇곡 더 걸어봐도 모두 동일한 느낌이었다. 보통 이런 소리를 촉촉하다 하는 사람도 있다. 또 한가지 신통한 것은 협주곡의 스케일이 이 작은 체구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흔히 음압 낮은 소형스피커는 음상이 빈 소리를 들려주기 쉽상인데, 초소형인 이놈은 거짓말 쪼금 더 보태서 중급기에 전혀 뒤지지 않는 넓은 음장을 형성하고 밀도감이 상급기 수준이다. 규모가 좀 더 큰 음악을 몇곡 더 걸어봐도 역시 기분좋은 음장이 느껴졌고, 뭉치거나 답답한 구석, 그리고 푸석거리는 느낌이 전혀 없다. 또한 음상의 촛점을 스피커 중앙에 정확히 자리잡게 하는 재주도 가지고 있다 . 볼륨을 조금씩 올려보았는데 전혀 시끄러워지는 법이 없이 무대가 커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참 신기하다. 이놈은 음압이 낮고 밀페형이기 때문에 볼륨도 그만큼 더 먹는다 평소보다 30%정도 더 올린 것 같다. 또 하나 놀란 것이 다이나믹 이다. 이 코딱지 만한 놈이 다이나믹이 정말 죽인다. 클라이버 지휘의 베토벤 5번과 7번 에서 다이나믹의 모자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섬세한 부분과 강하게 밀어부쳐야할 부분을 콘트롤할 줄 아는 놈이다. 음장과 다이나믹에서 만큼은 스피커 크기와 존재가 잊혀지는 실력기라고 치켜세워주고 싶다.
곡을 바꿔서 사라브라이트만과 셀링디온의 곡을 들어봤다. 미제 스피커를 포함한 몇몇 스피커들이 중역대에서, 특히 여성보칼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보인 사례가 많아 스피커를 고를 때 가장 신경써서 듣는 부분이다. 일단 여성보칼이 탄산음료와 같은 청량감이 들면 만족하는데, 이놈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여타의 미제 스피커에 비해 중역이 영제를 많이 닮아 있으며 해상력도 뛰어나 만족스러웠다.
이제 슬슬 이놈의 단점을 이야기 할 때다. 이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더욱이 이 가격대에서 단점이 없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단 피아노 곡을 들어보면 투명도가 약간 떨어진다. 루푸의 슈베르트 즉흥곡과 헤블러의 모짜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들어보면 다소 멍한 느낌이 드는데, 또랑또랑한 피아노 음을 좋아하는 사람은 약간 답답하다고 할 그런 음이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바이올린 재생시 느껴졌던 부드러움이 피아노에서 상반된 결과를 가져온 것 같고, 나중에 말하겠지만, 빈약한 저역과의 발란스를 맞추기 위해 고역을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튜닝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왼손터치시의 잔향이 잘 살아나지 않는다. 이는 밀폐형에서 나온 단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놈의 가장 큰 단점은 앞의 Spec에서 짐작할수 있듯이 저역에 있다. 이놈에게서 묵직한 첼로음과 파이프오르간의 저역은 들을수 없다. 시험삼아 게리카의 더블베이스와 비스펠베이의 무반주 첼로곡을 걸어 보았는데, 자연스럽게 스윽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힘들어 하며 내려가고, 그리고 싹둑잘려 잘 내려가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전혀 못 들어주게 만드는 것은 아니고 음악적 분위기는 그대로 살려준다. 실용기중에 미션이라는 스피커가 있다. 이놈들은 중고역대는 참 이쁜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아래도리가 짤린 모델이 많다. 예전에 751,752,753이 모두 그랬고, 요즘나오는 750LE, 780도 그렇다 이놈들은 아래도리를 짤르는 대신, 직전의 중저역을 부스트시켜 양감으로 카바시켜 놓았다. 결과적으로 일부 음악에선 과장된 사운드를 들려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자빠져 자다 봉창 뚜드리나, 왜 갑자기 왜 미션을 이야기 하는가… 수퍼제로는 미션처럼 저역이 싹둑 잘렸지만 중저역을 부스트 시켜 놓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저음이 내려가지 않고 양감도 부족하지만 절대 과장된 음이 아닌 매우 깔끔하고 정확한 소리를 들려준다. 헤까닥 해서 ‘이본 댄스댄스 2집’을 틀어보았다. 음… 이 판에 있는 곡들은 아무리 후진 미니콤포에서 틀어도 엉덩이가 들썩거릴 정도로 신이나는데, 수퍼제로에서는 엉덩이는 커녕 발가락도 까딱 안한다. 이제 한계가 명확해 졌다.
정리
수퍼제로의 장점은 중고역의 질감과 촉촉함, 음장감, 밀도감, 다이나믹, 음상정위(이미징), 해상도, 음의 윤곽처리가 수준급이고 단점으로는 피아노 왼손터치의 잔향처리, 저역의 한계, 양감 부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항간에 수퍼제로에 동사의 서브투 (물경170만원짜리)를 붙이면 하이엔드 귀싸대기 쌔리는 소리가 난다는데, 상당히 수긍이 가는 얘기라 본다.
동사의 상급기인 수퍼원을 잠깐 언급하면 수퍼원은 수퍼제로에 비해 중고역의 매력은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저역의 한계와 양감이 보완되어 상당히 괜찮은 소리가 난다. 여러 사람에게 올라운드플레이 형으로 자신있게 추천하는 모델이다. 물론 더 상급기인 1.5는 더 좋다. 눈치 채신분들은 숫자높은 2.5i는 더 좋을 거라는걸 아실것이다(^_^).
왠수 같은 IMF로 인해 수입오디오가가 많이 올랐고, 그 덕에 인기높은 NHT도 올라 예전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많이 희석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가격대 성능비는 좋다고 본다.그래도 예전 가격 생각해서 새거 사기 배아픈 분들은 중고로 고르면 정말 좋은 선택이 될수 있다고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