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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최고의 스타중의 하나인 톰 크루스와 오우삼감독이 한국을 방문했다. 90년대 최대 블럭버스터중의 하나였던 영화 '미션임파서블' 후속편의 개봉이 임박했음을 알 수 있다. 스턴트맨없이 지상 600미터 높이의 절벽에 매달리는 장면을 촬영해냈다는 톰 크루스의 표정에는 진지함이 있다. 영화 한편으로 인생이 바뀌고 나서 오만방자해지기 일쑤인 다른 미국배우들과는 다른 순수함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한국이라면 전쟁이 날까봐 오기를 꺼려하는 스타들이 많기 때문이다. 전편의 주제가는 이미 TV시리즈를 통해서 익숙해져있었음에도 메인타이틀 단 한곡의 힘만으로 국내에서도 가요앨범에 가까운 앨범판매고를 올렸다. 그만큼 영화의 히트가 OST에 미치는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이다. '고스트'가 그랬고 '보디가드'가 그랬다. 서퍼머 징크스라는 말도 서서히 퇴색해갈 정도로 전편 이상가는 성공을 거두는 후속편들이 심심치않게 등장하고 있다. '미션 임파서블 2' 역시 그 범주에 속할...

'크라이슬레리아나'는 '크라이슬러'를 주제로 한 음악입니다. '크라이슬러'라고 하면 흔히 바이올린의 거장 "프리츠 크라이슬러"를 떠올리게 되지만 1930년대 음반까지 남긴 그를 슈만이 주제로 했을 리는 없겠지요? 여기서의 크라이슬러는 "요하네스" 크라이슬러. 가공의 인물입니다. 독일 낭만주의 작곡가이자 작가인 E.T.A 호프만의 1814년 작품집에 등장하지요. 직업은 성가대지휘자. 충동적이고 광기어린 성격의 소유자로 그려집니다. 요하네스 크라이슬러는 슈만,호프만과 같은 세대 피아니스트인 루드비히 뵈너를 모델로 했다고 전해집니다. 슈만이 직접 찾아가 연주를 들을 정도로 즉흥연주에 능했다고 합니다. 고전주의의 시대, 시인들은 자연질서와 부합하는 이성과 창조의 정신인 'muse'의 인도를 받아 예술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18세기 영시를 보면 그래서, 시인들이 본격적으로 시를 전개하기 전에 항상 'muse'에게 영감을 청하는 부분이 있습...

마이너레이블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히 레이블의 홍수속에서 살고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현상은 클래식 레파토리의 양적인 한계, 하이파이매니아들의 짧아진 음반싸이클, 음반회사의 적극적인 마케팅 등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귀결인 것 같다. 최근의 고음악, 고악기에 대한 추세를 반영하듯 세계 곳곳에서 각국의 민속음악, 전통악기를 들고나섰는데, 최근 빌보드에 이런 경향의 선두주자로 소개된 스페인의 레이블 글로싸(Glossa)는 기타(guitar)음악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기에 충분하다. '글로싸'는 1992년에 설립된 레이블로서 소속 아티스트들의 이름중에는 프란스 브뤼헨같은 낯익은 이름도 눈의 띄인다. 고음악 레이블의 공통점일 지 모르지만, 설립자와 아티스트들은 단순히 연주자라기보다는 학자에 가까운 접근을 하고 있으며 레이블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모든 음반들이 소니의 DADC를 사용해서 제작되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스페인의 레이블답게...

바렌보임이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완성했다. 이로써 바렘보임은 뵘, 클렘페러, 카라얀, 셀, 아르농쿠르, 가디너 등의 뒤를 이어 베토벤史를 잇는 이름이 되었다. 다니엘 바렌보임은 피아니스트로서 또한 피아니스트 아르헤리치의 남편으로서 화제를 모았던, 그리고 정명훈과 함께 바스티유의 상임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였던 인물로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지휘자이다. 이번 녹음에 대한 전반적인 반응은 대단히 완성도가 높고 '고민을 많이 한' 해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말도많은 '고증파'(historicist)와 '진성파'(authenticist)로 대별되는 양대 평론진영들로부터도 공히 이전의 지휘자들과 차별성을 갖는 세계에 대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데 성공했다는 데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하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푸르트뱅글러의 추종자인 바렌보임의 해석은 분명히 푸르트뱅글러를 존중하면서 그를 뛰어넘어야 하는 부담과 고충을 안고 있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의 ...

얼마전에 영화 '미션 투 마스'를 보다가 'music by...' 다음에 나오는 이름을 보고 반가움을 감출 수 없었으며, 영화를 보는 내내 '역시...'라는 감탄으로 이어졌던 기억이 있다. 엔니오 모리코네 - 영화음악계에서 그처럼 다양하고 지속적인 업적을 쌓아놓은 예는 없으리라고 보인다. 서부영화에서부터 멜로물, 종교음악에 이르기까지 이곡도 과연 그가 만든 것일까 하고 의아심이 생기는 곳까지 그의 영감이 미치고 있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베스트앨범은 음반사별로 발매가 될 정도로 다양하나(소속사와 OST발매사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앨범은 1998년에 로마에서 있었던 일련의 콘서트를 내용으로 하는 일종의 헌정앨범형식이다. 물론 모든 트랙들이 그의 대표작들임에는 분명하지만, 구태의연한 오리지날 사운드트랙의 재탕이 아닌 현악사중주나 합창, 오케스트레이션 등으로 편곡되어 또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록곡들은 '미션', '벅시', '원스 ..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의 스케치악보가 소더비경매에서 예상액의 두배가 넘는 십만파운드 남짓한 가격에 낙찰되었다. 알려진대로 '전원'은 고전주의시절의 작품이면서도 이후의 낭만주의나 표제음악적인 특성을 제시한 중요한 작품이다. 베토벤은 주로 교향곡작곡을 위해 악상을 옮겨적던 스케치북이 따로 있었는데, 1827년 베토벤이 사망하면서 이 스케치북은 경매에 부쳐졌고 이 과정에서 일부 원고들이 분실됐었다. 그 이후 유실원고들은 개인 소장가들의 표적이 되어왔고 학자들조차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이 원고들은 '전원'의 마지막 악장부분에 해당되며, 그 가치를 평가받을만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관계자에 따르면 5악장의 메인 멜로디부분을 담고 있으며, 베토벤이 어떻게 작업을 해서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대한 내용이 담겨있어 이 위대한 작곡가의 대표작 창작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료라고 전하고 있다. ...

'1812년 서곡'이나 '쥬라기공원'으로 유명한 팝스오케스트라 지휘자 에리히 쿤젤은 '텔락'에서 활동하며 우리와 친근해진 이름이다. 주로 신시내티 팝스 오케스트라와 많은 녹음을 남겨왔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연주단체와 좀 특별한 해프닝이 있었다. 그가 미국자본의 서방向 차관기념일행사의 일환으로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했었는데, 미금융권내에서 뿐만아니라 정부주도의 비교적 규모가 큰 행사였던 것 같다. 이날 행사에는 블루스기타의 신화적 존재인 비비 킹이 출연, 모턴 굴드가 편곡한 민요를 협연해서 화제가 되었다. 문제는 이날 행사에서 차이콥스키의 '비창'이 연주되었는데, 흥미로운 점은 연주의 배경으로 우리나라의 6.25때의 전투화면이 흘렀다는 사실이다. 주최측의 설명으로는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창립연대가 1950년이었다고는 하지만, 그해에 굳이 그 사건만이 미국인들에게 기억이 될만했는 지가 의아스럽기만 하다. ...

교향곡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하이든은 실내악에 있어서도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입니다. 우리는 보통 등 현악4중주에 익숙합니다. 현악사중주만큼이나 뛰어난 예술세계가 피아노 트리오에도 숨어있습니다. 오디오파일과 음악우선주의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레이블 아르모니아 문디에서는 하이든의 피아노 트리오 시리즈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것은 5장 가운데 5집입니다. 제목은 Haydn Trios pour pianoforte, violon & violoncelle Volume 5 입니다. (HMC 901572) 하이든은 40여년에 걸쳐, 40개가 넘는 피아노트리오를 남겼습니다. 이 음반에 담긴 것들이 마지막이라고 하는데, 이 음반에는 43,44,45번이 들어 있습니다. 하이든 피아노트리오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곡들은 '영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하이든의 오랜 후원자이자 '주군'이었던 에스터하지 공은 하이...

체코에는 동시대를 살다간 두명의 국보급 지휘자가 있다. 라파엘 쿠벨릭과 바츨라프 노이만 - 팔순을 전후하는 나이에 이르기까지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다가 95년, 96년 연이어 세상을 떠났다. 둘다 체코출생이며, 바이올리니스트로 음악생활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라파엘 쿠벨릭은 대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 얀 쿠벨릭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두 지휘자의 소위 '18번'(바람직하지 못한 표현이지만)을 꼽으라면 역시 '나의 조국'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역시 그들의 '나의조국'이며 그들이 평생을 연주해온 대표적인 레파토리로서 이 곡에 있어서 최고의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수프라폰의 기획물은 이 두 지휘자의 '나의 조국'을 동시에 두장의 CD에 담은 2 for 1 형식의 앨범이다. 워낙 정평나있는 연주라서, 둘 다 콜렉터들의 라이브러리에 꽂혀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두 사람의 연주를 비교해볼 정성은 ...

35년 비이냡스키 콩쿨은 가히 별들의 전쟁이었다. 하이페츠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바이얼리니스트로 추앙받는 오이스트라흐가 16세의 소녀 지네트 느뵈에게 대상을 넘겨주어야 했던 '사건'이 일어났었다. 이때, 갓 10살을 넘은 꼬마선수가 출전했었는데,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특별상에 그치고 말았던 사실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 이 꼬마 마에스트로가 바로 '이다 헨델'이며, 느뵈와는 달리 여전히 생존해있다. 느뵈처럼 녹음활동을 별로 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느뵈의 그늘에 가려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던 아티스트이기도하다. 역시 녹음거부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유명한 지휘자 첼리비다케가 헨델과의 녹음에 대해서는 유독 적극적이었던 사실은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 앨범은 헨델의 전성기시절의 녹음을 담은 더블앨범이다. 한장은 협주곡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른 한장은 소품들로 되어있다. 협주곡은 글라주노프, 비이냡스키 2번, 랄로의 스페인교향곡 -...

얼터너티브의 최후의 보루였던 그룹 스매싱 펌킨스의 해체가 공식적으로 예고됐다. 리더인 빌리 코건에 의해 발표된 그룹의 해산은 전미순회공연이 끝나는 올해말로 예정되었으며, 멤버간의 불화나 기타 그룹내의 개인적인 문제로 인한 해산은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룹의 해체와 관련된 재미있는 내용은 그들이 현재의 음악시장에 대한 개탄의 의사표시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빌리 코건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경쟁을 하기가 어려워서'라는 표현을 빌어서 최근의 10대 주도의 상업적인 미국음악시장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로써 올초에 발매된 앨범 'Machina-the Machines of God'을 끝으로 영욕의 10년의 밴드역사는 일단은 막을 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빡빡 민 머리의 리드보컬, 동양계 기타리스트, 여성 베이시스트 등 독특한 모습으로 화제를 뿌리기 시작했던 게 벌써 10년전의 스토리라니... 투어중의 기타리스트의 죽음, 약물중독, 가입과 탈...

밀레니엄의 첫봄답게 굵직굵직한 아티스트들이 심심치 않게 우리나라는 찾고 있다. 세계최고의 패밀리 기타콰르텟 '로스 로메로스'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공연을 갖는다. 아버지 셀레도니오가 아들 삼형제와 함께 결성한 보기드문 형태의 사중주단이며,셀레도니오가 죽은 뒤, 그의 손자 두명까지 참여해서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예술혼의 표상이다. 20세기 최고의 기타음악 작곡가인 로드리고의 '안달루시아 협주곡'은 그들에게 헌정된 작품이다. 멤버 각자가 솔로활동도 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둘째아들인 페페 로메로가 특히 유명하다. 로메로스의 레파토리는 플라멩고에서 클래식에까지 폭넓게 자리잡으며, 두가지 영역을 혼합하면서 쇼맨쉽도 뛰어난 바, 특히 미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사중주와 함께 각 멤버의 독주감상의 기회도 주어지며, 바하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3번과 '무반주 첼로조곡' 6번 등의 메인스트림 클래식과 함께, 설립자인 1대 로메로, 셀레...

80년대 신디팝의 대부격이던 '티어즈 포 피어즈'가 재기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80년대 중반 그룹 '왬'과 거의 동시에 국내에 소개되면서 난형난제의 인기를 구가하던 밴드로서 이들의 컴백은 386세대들에게 특히 희소식일 것으로 보인다. '티어스 포 피어스'의 재기에 대한 움직임의 조짐은 올초에 핵심멤버 커티 스미스가 영화에서 대학교수역을 맡음과 동시에 OST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부터 하루가 다르게 현실화되어 왔었다. 상호간의 불화로 해산을 했던 두멤버의 연락과 왕래가 빈번해진 것으로 보아 음악을 맡은 커티 스미스가 오자발과 공동작업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휴먼리그나 디페쉬 모드가 정상에 있던 80년대 초반에 등장해서 단숨에 영국은 물론 세계음악시장의 흐름을 주도자로 성장했던 두명의 젊은이(이제는 40대에 들어섰겠지만)의 현란, 심오, 청량한 음악은 그들의 음악적 특성상 재기후의 활동에 대한 기대가 크다. 최근 AC/DC, ...

20세기 최고의 플루티스트 장 피에르 랑팔이 7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사인은 심장질환으로 전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국보급 연주자이기도 한 그를 기리면서, 쟈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음악계의 불꽃이 사라졌다'고 애도했다. 1922년 마르세이유태생인 그는 역시 플루티스트였던 아버지의 반대로 음악가가 아닌 의사교육을 받았었으나, 2차 대전을 거치면서 원래의 소신대로 음악가의 길로 전향하게된 고집스런 아티스트중의 하나이다. 제임스 골웨이, 그라프와 함께 20세기 플룻음악을 주도해왔던 그는 50평생을 소니클래식에서 활동하면서 수많은 명연과 콘서트를 남기고 있음은 물론이고 가장 많은 음반녹음을 한 아티스트중의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바로크, 특히 바하음악의 해석에 있어 부동의 권위를 지켜왔음은 물론이고, 스턴이나 펄만, 로스트로포비치와 같은 거장들로부터 재즈피아니스트 클로드 볼링과의 크로스오버앨범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음악애호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바 있다. ...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이하 SFSO)의 연주에 장영주가 모습을 나타냈다. 곧 있을 어메리칸 매버릭 페스티벌의 워밍업정도로 행해진 연주회라고는 하지만, SFSO에게 그래미의 영예를 안겨준 3명의 인물중에서 두명이나 출연하는 상당히 의미있는 기획이라고 보여진다. 특히, 상임지휘자 마이클 틸슨 토마스와 악단대표가 직접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모습 등은 최근 소속사인 BMG의 클래식부문축소일정에 따라 다소 위축된 팀분위기에 대해 그들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한 의미 또한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날 행사의 메인이벤트는 역시 장영주의 연주와 작곡가 바레제의 초연작인 '아메릭스'였다. 장영주의 연주곡은 프로코피에프의 협주곡 1번이었다. 현지 언론은 그녀의 연주를 기교적이지만 그녀 특유의 강하고 감성에 충만한 아름다움이 배어나오는 연주라고 평했다. 한편, 이어진 연주 '아메릭스'는 논란이 많았던 모양이다. 마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초연했을 때와 같은 '관객모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