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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는 악기와 악기, 악기와 보컬간의 쟝르무너뜨리기 행진을 거듭해오면서 기존 장르 이상의 커다란 흐름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이제는 성악에 있어서도 클래식과 팝, 재즈의 구분이 모호하거나 넘나드는 음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맹인가수 안드레아 보첼리는 98년에 첫앨범을 발매한 이래 클래식과 팝 앨범을 번갈아 발매하면서 전 앨범이 밀리언 셀러를 기록해오고 있는데, 보첼리의 인기행진을 타고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사라 브라이트만이라는 여가수는 '청출어람', 크로스오버 보컬의 간판스타가 되어버렸다. 사라 브라이트만은 원래 유아기시절부터 무용을 전공한 발레리나출신 가수이다. 록그룹 매니저였던 첫남편을 만나면서 가수의 길에 입문하게 되었으나 클래식에 기초를 둔 우리가 알고있는 그녀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결정적인 계기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라는 뮤지컬계의 거장을 만나면서부터였다. 웨버의 작품 '레퀴엠'에 출연하면서 그해 그래미 최우수 신인상후보에 오르는 것을 시작으...

빌보드 역사상 처음으로 편집앨범이 앨범차트에 2주간이나 정상에 올라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첫주에 1위에 오르는 소위 '핫샷'데뷔를 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앨범 타이틀은 국내에서도 빅 세일즈를 기록한 바 있는 'NOW'시리즈이다. 앨범버전은 물론 국내 수록곡과 많이 다르다. 참고로 국내 'NOW'시리즈는 현재 5집까지 발매되어 있다. 영화 사운드트랙을 제외하고는 이런 식의 짜집기앨범이 챠트정상에 오르는 일은 이전에는 없었던 일이며, 이 앨범의 히트는 미국시장에서 편집앨범의 상업화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총 18곡의 최신 히트트랙들을 모아놓은 본 앨범에 참가하고 있는 주요 아티스트들을 보면 '브리트니 스피어스', '새비지 가든', '레니 크라비츠', '제니퍼 로페즈', '알라야', '핸슨', '마시 그레이', '블링크 182' 등 대충 국내에 알려져있는 아티스트들만 추려도 이렇게 잘 모아놓은 앨범이 있을까 싶다. 사실, 국내에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은 표제음악적 성격이 강한 곡이라고들 합니다. 곡 전체에 물씬 풍기는 '죽음'의 분위기. "Pathetique"라는 우수에 찬 제목... "Pathetique"라는 제목을 붙인 사람은 차이코프스키 자신이었지만 , 정작 그는 초연당시 이 제목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던 모양입니다. 1893년 10월의 초연당시 청중에게 배포된 연주회 프로그램에는 그냥 "교향곡 6번"이라고만 돼 있었다지요. 그렇지만 공연장에 있던 림스키 코르사코프가 중간 휴식때 차이코프스키를 찾아가 혹시 이거 표제 있는 곡 아니냐고 물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이 곡은 죽음을 앞둔 이의 인생 정리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스스로의 지휘에 의한 초연 9일 뒤 갑작스레 찾아온 죽음 역시 이 곡의 그런 성격을 더욱 짙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초연은 1893년이지만 차이코프스키가 6번 교향곡의 작곡을 생각하게 된 것은 5번 교향곡 완성 ...

스콜피온스... 학창시절에 음악을 좋아하던 386세대에겐 가슴 설레이는 이름중의 하나이다. 비록 인터내셔널한 지지기반을 확보할만한 음악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왔지만, 그들은 정말 한 세대를 풍미한 살아있는 몇 안되는 공룡중의 하나이다. 아울러, 그들은 해산이나 재결성을 하는 일없이 30여년간을 면면히 그룹을 이어오고 있다. 데뷔앨범에만 참가했던 대기타리스트 마이클 쉥커와, 역시 사이키델릭 스타일의 대가 울리히 로스 - 이렇게 두명의 기타리스트만 교체되었을 뿐 멤버교체도 없는 화목한 그룹이다. 다분히 독일적 칼라레이션과 심플한 멜로디로 적어도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밴드이다. 그룹의 연륜이 쌓여가면서 언젠가부터 심포닉한 분위기의 사운드로 이끌어가는 듯하더니 기어이 이번에 일(?)을 내고말았다. 하지만, 작년에 통독 10주년을 기념해서 열린 행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게 이미 복선이었음을 이제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로스트로포비치가...

토니 베넷의 노래를 들으면 전 장사익이 생각납니다. 토니 베넷의 목소리는 다소 허스키하면서 아주 다이내믹합니다. 그러면서, 연륜이 쌓이지 않은 가수는 절대 흉내낼 수 없는 잔잔한 정서, 삶에 대한 애정 같은 것이 묻어나옵니다. 토니 베넷을 보면 전 조영남도 생각이 납니다. 뛰어난 가창력. 그러나 딱이 자기노래라고 할만한 히트곡이 인기만큼 많지는 않으면서도 생명력이 길죠. 무대위에 서면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림도 잘 그립니다. 토니 베넷의 음반에는 자신이 그린 그림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전형적인 이탈리아 아저씨 얼굴로, 명 테너 마리오 델 모나코 (그도 그림에 관심이 많았죠.) 생각이 나게 합니다. 토니 베넷은 또 , 가수이면서 동시에 아주 유능한 스토리텔러입니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음율에 실어서 가사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옵니다. 듣는이와의 교감 능력이 참 뛰어납니다. ...

장영주는 무터와 함께 현재 활동이 가장 왕성한 여류 바이얼리니스트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그녀는 이미 원숙미를 풍기는 여장으로 쑥쑥 커가고 있는 것 같다. 더불어 연주 레파토리도 기량과 연륜을 따라가고 있음이 느껴진다. 이번에도 그렇지만, 장영주의 최근 활동경향은 기존의 연주자들이 앞다투어 녹음해온 작품들이 아닌 다소 미개척분야 쪽인 것 같다. 바로 이전앨범에서도 쉬트라우스의 바이얼린 협주곡을 찾아내서 녹음한 바 있다. 작품활동이 왕성하지 않은 작곡가들도 명바이얼린곡 한두개씩은 남기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낭만파만 해도 비외탕이나 비이냡스키, 생상같은 작곡가들도 바이얼린협주곡의 교과서같은 작품들을 썼다. 칼 골드마크(1830-1915)는 브라암스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작곡가로서 슈만, 브라암스, 바그너, 말러로 이어지는 독일 낭만파음악의 흐름속에 위치하는 인물이다. 그의 곡들은 과거 일부 바이얼리니스트에 의...

비브라폰과 마림바는 결코 만만히 볼 악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웬지 음악을 쉽게 만들어주는 마력을 갖고 있다는게 제 평소 느낌입니다. 왜 그럴까요? 우선은 초등학교때 쉽게 익혔던 실로폰이라는 악기에 대해 갖고 있는 친근함 때문이기도 하겠고, 또하나는 그 독특한 음색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일의 마이너레이블인 '아우디테 샬플라텐 (Audite Schallplatten)에서 나온 를 음반점에서 구입하면서, 저는 크로스오버 음반을 살때와 같은 가벼운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 음반은 이를테면 퍼커션 뮤지움이나 이블린 글래니 등 타악기 연주자들의 음반과는 또다른 의미에서 마림바와 비브라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음반이었습니다. 재미있게 작명된 앨범타이틀처럼, 이 음반에는 비발디의 협주곡들과 바흐의 작품들이 실려있습니다. 비발디의 작품으로는 "피콜로리코더, 현과 콘티누오를 위한 협주곡 4번" "플룻,현과 콘티누...

킹과 함께 드라이브를... 기타의 신과 대부가 만났다. 3대 기타리스트라는 조합은 단순히 호사가들이 만들어낸 팩키지상품이 아니고 이전의 록음악을 통합, 여러 갈래 음악의 출현을 가능케했던 실질적인 원동력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슬로우 핸드', '기타의 신'이라 호칭되며 블루스의 원류에 뿌리를 둔 록음악을 대중화시킨 '에릭 클랩턴'의 위업은 활동반경이나 꾸준한 활동에 있어서 단연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중간에 잠깐의 약물중독과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침묵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슬로우 앤 스테디'의 표상과도 같은 인물이 '에릭 클랩턴'이며, 그의 음악의 원류는 애초부터 블루스에 있었고 그 표상과도 같은 인물은 20년을 앞서 태어난 비비 킹이란 기타리스트였다. 비비 킹 역시 블루스기타를 개척한 세명의 '킹'중의 하나이며 국내 가수들, 특히 신촌블루스나 김현식같은 아티스트에게도 음악적 영감을 직접적으로 제공한 인물이다. 짐작컨대, 비비 킹과 에릭 클랩턴의.

말러의 를 좋아하는 분들은 누구나 한번쯤 캐슬린 페리어의 목소리때문에 열병을 앓으셨을 겁니다. 저역시 그랬습니다. 그 음반을 처음 접한 건 13년전쯤 라이센스 LP로였지만, 그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가운데, 음반점을 찾았다가 다른 신보들과 함께 랙 전면에 꽂혀있는 이 CD를 발견했습니다. 새로 발매된 것인지, 최근 다시 수입된 것인지는 분명치 않고 그럴리도 별로 없는 것이지만, 페리어의 노래를 듣고 싶은 마음에 얼른 구입했습니다. 이 음반은 1949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이 공연실황을 BBC가 방송한 것을 음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페리어를 발굴하고 세계적인 성악가로 만든 불세출의 낭만주의 지휘자, 브루노 발터가 피아노 반주를 맡았습니다. 페리어와 발터의 가곡 연주 실황. 이 음반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저로서는 이러쿵 저러쿵 음악의 퀄리티에 대하여 말할 필요가 없도록 만듭니다. 이 음...

는 1724년부터 27년 사이에 작곡되었습니다. 그 가사는 바르톨트 하인리히 브로케스(1680-1747)라는 함부르크 사람이 썼습니다. 브로케스는 헨델과 할레 대학 동창이기도 했고, 이것 말고도 헨델 작품의 가사를 여럿 제공한 인물입니다. 지난번에 제가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 (머레이 페라이어 연주)에 대해 쓴 글을 혹시 읽으셨던 분이라면,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세계관에 대해 적어놓은 얘기를 기억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헨델의 는 그 얘기 가운데 18세기 고전주의의 세계관과 관계가 있는 곡들입니다. (바로크 음악가에 웬 고전주의냐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문학사조에서는 17-8세기 영시가 하나의 시대로 분류되어 고전주의로 지칭됩니다.) 가사의 내용을 보면, 전부 신을 찬양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이를테면 바하의 칸타타나 수난곡에 나오는 류의 찬양과는 좀 다릅니다. 에서, 신은 자연과 우주에 완벽...

러시아의 대 바이올리니스트인 레오폴드 아우어 문하에서는 20세기의 거장들이 쏟아져나왔다. 강철같은 비르투오조의 대명사 '야샤 하이페츠', 유려한 톤의 대가 '미샤 엘만', 그리고 '밀시타인'이 그 주인공들이다. 밀시타인은 다른 대가들에 비해서 우리에게 그리 많은 레코드가 소개되어있지 않은데, 최근 과거 명반들의 재발매가 활성화되면서 밀시타인의 연주가 디지탈 리마스터된다. 주로 호로비츠나 피아티고르스키와의 실내악연주에 정평이 있는 밀시타인은 이 앨범에서 핸델의 바이올린소나타 4번,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C장조, E단조, G장조, 그리고 프로코피에프의 바이올린소나타 2번을 담고있다. 핸델과 모차르트에서는 밀시타인특유의 정교한 음조와 프레이징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그의 대표적인 연주스타일을 감상할 수 있다. 러시아출신답게 프로코피에프의 곡에서 더욱 장기가 살아난다. 3악장에서의 유연하고 미려한 연주를 제외하고 그의 절제되고 정교한 트릴은 피아노와...

세계최대의 엔터테인먼트그룹인 유니버설이 프랑스의 미디어재벌인 비벤디와 통합된다. 재작년 필립스로부터 폴리그램을 인수한 시그램그룹은 최근 프랑스의 전화와 방송사인 카날 플러스를 소유하고있는 비벤디그룹과의 합병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합병은 작년에 있었던 AOL과 타임워너의 빅딜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 틀림없으며, 음악, 영화, 테마파크, 스포츠, 교육, 게임, 그리고 건강과 교육 등을 포함하는 방대한 분야에 걸친 컨텐츠서비스가 예상된다. 비벤디가 지분을 참여하고 있는 주요업체들을 보면 이들의 합병구도에 대해 파악이 가능한데, AOL프랑스, 프랑스 제2의 통신사 케제텔, 영화사 파드, 그리고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이 운영하는 위성네트워크 등에 걸쳐있으며, 미국 제일의 PC게임 저작사인 하바스그룹 또한 소유하고 있다. 시그램은 우리에게 시바스 리갈이나 마르텔 코냑 등으로 친숙한, 70년의 역사를 가진 주류회사였으나, 5년전 취임한 브론프만이 경영을 맡으...

파이프오르간을 좋아하십니까? 공간을 가득 채우는 장엄한 음향, 모든 이를 철학자 또는 종교인으로 만드는 그윽한 음색.. 이런 요소들때문에 많은 음악팬들이 파이프오르간을 좋아하지요. 하지만, 많은 오르간곡들은, 음악듣기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의외로 골치아픈 장르이기도 합니다. 우선 구조적으로 방대하고 복잡하지요. 또한 공간을 가득 채우기 위해서 계속되는 연속음들은, 장엄함의 효과와 함께 듣는 이에게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저도 공부할때는 토카타와 푸가를 듣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로요.) 그런데, 바흐의 오르간 작품 중에 색다른 곡이 있습니다. 바로 BWV 525~530, 6곡의 트리오소나탑니다. 이 곡들은 바흐가 자신의 아들 빌헬름 프리드만에게 오르간을 가르치기 위해 연습곡으로 만들어 준 것이라는 설이 유력합니다. 이 곡들은 화성을 채우기 위한 복잡한 연속음 없이, 그저 3개의 독립적인 성부만이 담백하고 깔...

메이저음반사와 온라인뮤직과의 딜이 시작됐다. 각각 미국과 유럽을 대표하는 최대규모의 음반사인 워너뮤직과 BMG는 온라인 무료음악제공사이트인 MP3.com와의 계약을 통해서 기존 발매앨범들에 대한 온라인상의 청취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메이저음반사들은 MP3.com의 무료음악소스제공에 대해 올 1월달에 일제히 소송을 제기했고 4월에 들어서 메이저음반사의 승소판결에 따라 MP3.com은 자신들의 데이타베이스에서 메이저음반사의 음악들을 삭제한 바 있었다. 하지만, 전세계에 걸쳐 막대한 규모의 회원들이 이용하고 있는 MP3.com의 영향력을 무시하기에는 이미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음반사들은 자신들이 강행할 경우에 결코 이득이 없다는 판단에 이르게 된 것 같다. 아울러 디지탈 비즈니스에 대응하기 위한 의지도 반영되어 있다. MP3.com측에 따르면 다른 메이저음반사들과도 이미 협상을 마쳤고 나머지메이저들의 입장이 곧 발...

미동부에는 '스틸리 댄'과 '보스톤'이 있었다. 록음악과 재즈, 클래식의 접합은 여러 아티스트들에 의해서 시도되어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데 성공했다. '스팅'과 같은 아티스트가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70-80년대 동부대학가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인텔리밴드 '스틸리 댄'에게 헌정하는 앨범이 발표됐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난히 뜬 색소폰주자 데리브 코즈를 비롯해서 이들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한 주로 발라드재즈 아티스트들이 이 앨범을 기획했다. 스틸리 댄은 기본적으로 '째지'한 칼라의 소프트록밴드라고 분류할 수 있으며 거친 록음악과 댄스가 난무하던 시절에 'Aja'(아자!)같은 하이퀄리티음반을 발표해서 70년대를 마무리하는 명반으로 기록될 만큼 음악성과 대중성 양면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최근까지 활동을 하고 있다. '래리 칼튼', '톰 스코트', '데이빗 샌본'과 같은 퓨전의 대가들의 이름이 그들의 앨범에서 발견된다. 재즈의 분위기를 적절히 섞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