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지난 2008년, 하이엔드 오디오업계에 큰 충격을 줄 만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른바 “SACD의 아버지”로 불리는 안드레아스 코흐(Andreas Koch)씨가 처음으로 컨슈머용 제품을 발표한 것이다. 당연히 SACD 및 CD가 재생되는 플레이어로, 모델명은 “MPS-5”. 그런데 이 단품은, 어지간한 몇 덩어리짜리 분리형 못지 않은 음을 내줬고, 저 화려한 프로페셔널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나긋나긋하고, 뉘앙스가 풍부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 당시 나는 뮌헨 오디오 쇼에서 처음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의외로 빨리 MPS-5가 국내에 상륙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중년 신사풍의 코흐씨는, 정확하고도 명료하게 자신의 제품 컨셉에 대해 설명했는데, 그 과정에서 일체의 허세나 자만심을 찾아볼 수 없었다. 거의 전설로 추앙받는 인물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담백하고 솔직한 태도는 오히려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몇 개의 제품이 더 나온 가운데, 이번에는 DA...

제조사와 브랜드 이미지는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데 크게 기여한다. 이에 기업들은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제품의 질 향상은 물론 사회적,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국가가 브랜드가 되어 이러한 역할을 하는 건 기업이 취하는 노력보다 더 큰 행위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에 비해 성과는 뚜렷하지 않으며, 자칫 한정된 이미지로 포장될 수도 있다. 우리는 아니 세계는 흔히 독일 제품에 대해 “믿고 사는(쓰는) 독일산”이란 표현을 쓴다. 산업국으로써 오랜 시간 높은 신뢰가 형성됐다 걸 입증하는 말이다. 독일인들은 직관적이고 강직한 인상을 풍긴다. 그들은 과장된 말을 하거나 돌려서 이야기 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정직한 자부심이라 할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독일인들의 성격은 그들이 만드는 제품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아방가르드-어쿠스틱은 독일 오덴발트에 위치한 독일인이 설립한 혼 스피커 제작사이다. 1...

Audio Physic은 1985년 독일의 엔지니어 요야힘 게르하르트(Joachim Gerhard)가 창립하였다. 그들의 이념 "No loss of fine detail"은 창립이전의 1983년부터 이어져왔다. 창립자는 이미 그의 기술적 재능과 예술적 감각으로서 수많은 스피커를 제작해왔다. 그리고 독일에서 판매되어 왔다. Audio Physic은 독일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스피커 기업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지만, 그 시작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합리적으로 판매하기 위한 아마추어 스피커부터 시작되었다. 스피커 제작 기술은 다른 제작 기술과 달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창립자 요야힘 게르하르트 그의 전공인 엔지니어링에 완벽을 추구하는 시도를 통해 Audio Physic만의 스피커 캐릭터가 완성되었다. Audio Physic은 창립자의 순수한 기술적 열정으로 탄생하였다. 특히 창립자는 이론보다는 실험과 개발을 통해...

미국에는 하이엔드 스피커 제조사들이 많다. 전통의 JBL을 비롯해서 윌슨 오디오, 아발론, 틸 등을 지나 최신의 매지코, YG 어쿠스틱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밤잠을 설치게 하는 회사들이 멋지게 은하수를 이루고 있다. 그중 록포트(Rockport)라는 회사는, 그간 쌓아올린 성과와 내용에 비해 국내에서 다소 저평가를 받는 브랜드라 하겠다. 이번 기회에 자세히 이 회사에 대한 소개를 해보겠다. 우선 록포트의 위치를 보면, 동해안의 북쪽 끝, 바로 캐나다 접경 지역에 있는 메인주에 있다. 정확히는 사우스 토마스톤이라는 지역으로, 대서양쪽으로 돌출된 반도인데, 당연히 인구가 적고, 조용하며,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겨울에 춥기는 하지만, 오히려 이런 기후의 특성이 한 곳에 앉아 집중해서 연구하고, 테스팅하는 데 적합하지 않은가 생각도 된다. 하긴 많은 나라의 공업 지대가 북부의 추운 곳에 위치해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 록포...

오디오 업계에서 세일즈 앤 마케팅이라는 분야는 좀 독특하다. 일반적인 회사에서 보는 역할도 하지만, 튜닝이나 상품 개발 심지어 설계까지 관여하기도 한다. 또 오디오라는 분야는 한정된 인원이 전세계 시장을 커버하는 형태라서, 숱한 해외 여행이 뒤따르기도 한다. 이번에 만난 브라이언 졸너(Brian Zolner)라는 분은 내가 아는 한, 가장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이다. 미국과 유럽을 700여회 왕복했고, 일본에 40회, 호주에 30회 심지어 우리나라에도 10회 이상을 방문했다. 아마 인생의 대부분을 비행기 안에서 보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인데, 그게 바로 오디오 때문이라면 할 말이 없다. 최근에는 브리카스티(Bricasti)라는 브랜드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이번에 레이더에 포착되어 인터뷰에 이르게 되었다. 여기서 나는 몇 개의 극단적인 발언을 듣게 되었다. 디지털 쪽에서 너무 클락에 집착한다거나, 여태까지 지터를 처리하는 기술이 잘...

아마도 본 웹진의 열렬한 독자라면 이번에 만난 VTL의 주재자 류크 맨리(Luke Manley)씨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은 있을 텐데, 구체적으로 잘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분이 우리 웹진에 정식으로 등장한 것은 2009년 9월로, 막 홍콩 오디오 쇼를 탐방하고 나서 정리하는 기사에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짤막하게 처리되어 아마 눈썰미가 있는 분들만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그로부터 약 4년이 흐른 지금,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당시 홍콩 쇼에서는 초대한 분의 호의로 참 여러 군데 돌면서 술도 많이 마시고, 음식도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덕분에 맨리씨와 자연스럽게 친하게 되었는데, 이후 가끔 CES나 홍콩 쇼에서 만나면 반갑게 악수하고,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되었다. 덕분에 기회가 되면 꼭 신제품을 들어두곤 했다. 사실 이번 인터뷰는 이뤄지지 않을 뻔했다. 결국...

브랜드 명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경우가 있다. 당장 손아귀에 넣을 수 없어도 언젠가는 꼭 써보리라 다짐하는 브랜드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볼더라고 하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무슨 현대 조각품을 연상케 하는 복잡한 포름에 강력한 카리스마 그리고 엄청난 내구성. 지구상에 못 울릴 스피커가 없는 이 제품에 대한 동경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듯싶다. 그런데 올해 이상하게도 볼더를 주재하는 제프 넬슨씨와 많이 맞닥트렸다. 지난 8월 홍콩 오디오 쇼에서 보고, 11월 초에 열린 도쿄 오디오 쇼에서도 만났다. 워낙 바쁜 탓에 그냥 손만 흔들고 지나칠 법도 하지만, 일단 만나면 담소를 나누고, 신제품에 대한 정보도 듣는 식의 만남이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다 이번에 본격적으로 서울에서 자리하게 되었다. 장소는 공식 수입원인 케이원의 회의실. 이제 자세를 가다듬고, 담소가 아닌 정식 인터뷰로 함께 마주하게 된 것이다. 여담이지만, 워낙 신제품 개발...

현재 소스쪽을 보면 참 다양한 형태가 존재해서 일종의 난립 양상을 보여준다. 다운로드의 활성화와 함께 각종 스트리밍, 에어 플레이, 블루투스, 고음질 파일 등 일일이 헤아리기도 어려운 용어들이 가득하고, 그 각각이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파악이 힘든 실정이다. 아무튼 그에 따른 이른바 패키지 미디어쪽의 하락이 눈에 두드러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dCS는 꿋꿋이 신작을 발표한다. 지난 여름, 홍콩 쇼에서 본격 데뷔한 비발디는, 동사의 새로운 플래그쉽 모델로 그간 수많은 온라인과 해외 잡지를 뜨겁게 달군 바 있다. 이제 그 제품의 홍보를 위해 마케팅 담당 레빈 바와(Raveen Bawa)씨가 방한했으므로, 일종의 아웃라인을 훑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름이 재미있군요. 레빈 바와라고 읽어야 하나요? RB : 보통은 랩으로 줄여서 읽습니다. 실제로 dCS 직원에게 제 본명을 말하면 모르는 분이 태반일 겁니다. (웃음) -아무래도 인도 사람인 것...

Overview 국내 오디오 산업에서 대세가 될만한 커다란 윤곽이 감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최근의 경향이라고 한다면 지나치게 주관적일까? 예컨대 ‘대한민국의 특성상 이러이러한 오디오 산업이 특화되었다’라고 할만한 필연적 특성을 엮어 내기가 힘들어 보인다. 토막토막 산발적으로 흩뿌려져 있는 다양한 종목들을 살펴 보면, 뚜렷한 히스토리를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현 시점에서는 희박해 보이기 때문이다. 약 한 세대 이전에 OEM이나 라이센스로 시작한 대형 회사들의 활동과 향방이 일단 그다지 선명해 보이지 않고, 소신 있게 전문 영역을 개척해온 뚜렷한 브랜드 또한 잘 떠오르지 않는다. 대신, 브랜드를 포기하고 콤포넌트 혹은 완제품 공급업체로 명맥을 유지하거나 반대로 해외 원천기술과 부품에 자체 디자인을 입혀 자리를 잡아가는 경우는 간헐적으로 출몰하고 있다. 이런 국내산 오디오의 정체성이 불분명한 현황 속에서 상당히 선명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부...

온화한 기후, 풍부한 저수량을 가져선박 관광지로 이름 높은582Km² 넓이의 제네바 호수는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에 위치하고 있다. 그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스위스 로잔의 제네바 호수 기슭에 위치한 CH Precision 은 5년여의 짧은 연혁과는 달리 세계적인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사들 틈에서 만드는 제품마다 이슈를 끌어모으는 높은 역량의 하이엔드 메이커이다. 이 업계에선다소 상투적인창업자의 이니셜을 사명으로지었지만, 그이유와 회사 연혁에 비해 월등히 높은 그 기술력의 원천에 대한 의문부호는 스스로 "Two Key People"로 지칭할 만큼의 핵심 멤버 두 사람, 공동 창업자이자 제작자인 Florian Cossy와 Thierry Heeb의 이력에서해제되고 납득 되어진다. 제작자 이자 CEO 인 Florian Cossy씨는 유럽의 수재들만 모인다는 스위스 로잔공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Rega에서의 A/S...

헤밍웨이가 국내에 소개 된지도 벌써 5년여가 된 것으로 기억한다. 국내 발표 초창기에 잡지에 광고된 천만 원이 넘는 판매가를 보고 말 도안된다는 가격이라는 지탄(?)을 받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그도 그럴 것이 국내 하이엔드케이블은 대부분 공방 수준의 작은 규모의 회사들이었고 솔직히 기성 케이블에 익스펜더와 수축튜브만을 씌워서 소위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몇 십만 원대의 케이블을 제작하여 파는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외국산 천만 원짜리는 인정해줘도 국산 케이블 천만 원짜리는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는 이기주의도 있었다. 그 헤밍웨이를 운영하고 있는 정도용 사장을 만났다. 얼마전에 하이파이클럽 시스템 소개로 다소 낯이 익은 독자분들도 많으시리라. 워낙 방대하고 깊은 내용이 많아 흥미로웠는데, 무엇보다 자신들의 제조법 대부분을 공개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간 만나본 수많은 케이블 회사들의 비밀주의와는 다소 차별화되는 것으로, 그만큼...

그간 참 많은 오디오 메이커를 찾아 다녔던 것 같다. 나라로 치면,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영국, 이태리 등이 떠오르고, 여행에 따른 각종 에피소드는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 정도다. 그런데 늘 머리 한 구석에는 이런 아쉬움이 있었다. 왜 우리나라는 안될까?사실 저 먼 노르웨이니 미국 북동부 쪽이니 다니면서 바로 코앞에 있는 한국에 그렇게도 방문할 가치가 있는 업체가 없단 말인가? 갑자기 애국심 운운하고자 하는 말은 아니지만, 뭔가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갈망은 이번에 헤밍웨이를 탐방하면서 어느 정도 달래게 되었다.헤밍웨이? 아직 낯설게 느끼는 분들도 꽤 될 것이다. 또 케이블 회사라고 하면, 무슨 공방 수준을 생각할 법도 하다. 충분히 이해한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원래 케이블 회사의 경우, 공장 내부를 보여주지 않는다. 만일 보여준다 하더라도 극히 일부분만 공개한다. 왜냐하면 바로 카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로고(Logo) Simaudio의 MOON 로고는 물리적 현상으로의 운동과 음악의 조화를 의미한다고 한다. 더 나아가 음악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한다. 연혁 Simaudio는 1980년 Victor Sima가 설립했다. Victor Sima는 초기 Simaudio의 앰프를 설계한 엔지니어이자 CEO였지만, 회사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1994년 Jean Poulin에게 경영을 맡기고 자신만의 브랜드인 Linar Audio를 설립한 바 있다. Simaudio는 설립 초기에 합리적인 가격대이지만 오디오파일급 성능을 보여주는 기기로캐나다 내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PW-3000 인티앰프 같은 경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인기를 누렸다. 3000 시리즈를 구성하는 프리/파워/인티앰프는 모두 자국의 오디오 잡지들로부터 격찬을 받은 바 있다. "타협하...

연혁 Bryston이 1962년 미국에서 설립되었을 당시에는 오디오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혈액분석기를 제조하는 업체였으며 상호인 Bryston이 공동설립자인 Tony Bower, Stan Rybb, John Stoneborough 세사람의 이름을 합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B-ry-ston Bowers의 'B', Rybb의 'ry'와 Stoneborough의 'ston'을 조합한 것이다. Bryston은 1968년 NASA의 엔지니어인 John Russell, Sr에 의해 인수되었지만 NASA의 아폴로 계획이 취소됨에 따라 실직한 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주하여 Bryston을 재설립했다. 아들인 Chris가 학업을마치자마자 회사에 취직시켜 앰프 제작 과정에 참여시켰는데 그가 처음 제작한Pro 3 앰프는 1973년 처음 선을 보이게 되고, 100Wpc 출력과 듀얼-모노 파워 서플라이, 높은 슬루...

연혁VTL(Vacuum Tube Logic)은 1980년대 초반 현 VTL의 CEO인 Luke Manley와 그의 아버지David Manley에 의해 영국에서 설립됐다. 레코딩 스튜디오의 엔지니어로 일했던 David Manley는 사실적인 사운드를 재현할 수 있는 앰프를 직접 개발하기로 마음 먹고 연구를 거듭한 바 진공관을 통해서만 그가 추구하는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초기 프로토타입 모델들은 레코딩 스튜디오를 염두에 두고 제작 되었는데, 가혹한 조건에서도 우수한 사운드를 재현하는 VTL의 혈통은 이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VTL이 홈오디오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은 1983년 무렵으로 유럽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있었다. 이 시기에 이미 주목을 끌기 시작했지만, VTL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린 것은 1986년 시카고에서 열린 CES에 출품하면서부터다. 미...